미란다 원칙이 째마리 성폭행범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당신이 말한 것은 법정에서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조사받는 동안 변호인을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변호인을 선임할 능력이 없다면 국선 변호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빨리 말하면 몇 초가 걸릴까요? 저는 11초가 걸리던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형사가 피의자를 체포하면서 말하는 장면이 이제는 낯설지 않지요? 이를 ‘미란다 원칙’ 또는 ‘미란다 경고’라고 부르는 것도 이젠 상식이고요. 1963년 오늘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미란다 원칙’ 고지를 의무화한 판결이 내려진 날입니다.

그런데 ‘미란다 원칙’의 장본인 미란다는 ‘억울한 피해자’가 아니라 째마리 강간범이었습니다. 그는 두 차례의 강간 미수와 한 차례의 납치, 강간 등의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경찰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진솔조서에서 서명했지만 재판과정에서 강요된 자백이라며 진술을 번복했지요. 하지만 애리조나 법원은 미란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최저 20년, 최고 30년을 판결했습니다. 미란다 측이 항소했지만 판결은 뒤집혀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을 연방대법원으로 끌고 갔습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5조의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아도 될 권리’와 제6조에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이유를 댔지요. 연방대법원은 ‘미란다 대 애리조나 판결’에서 5대4로 미란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범죄피해자의 권리보다는 범죄자의 권리를 더 존중한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한때 미란다 원칙 때문에 범죄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오랜 조사결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란다 경고는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 12조 2항의 정신에 따라 실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폭행범 미란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석방의 기쁨은 잠깐이었습니다. 애리조나 검찰은 동거여성의 증언을 확보해서 다시 기소했고, 미란다는 유죄가 확정돼 10년 옥살이를 하다가 가석방됐습니다. 미란다는 자신의 사진에 미란다 원칙이 찍힌 카드를 팔아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총기소지 혐의로 가석방이 취소돼 감방에서 1년을 더 살고 나왔고, 째마리의 말로가 으레 그렇듯, 벌 받아 죽습니다. 동네 술집에서 동족인 멕시코인과 시비가 붙어 칼에 찔려 비명횡사한 것이죠. 그의 옷에는 ‘미란다 카드’가 수북했다고 합니다.
    
미란다의 최후에서 드러나듯, 세상에서 때론 불의가 승리하고 전체적으로 불합리한 것 같지만, 결국에는 사필귀정의 원칙이 통한다고 주장한다면 너무 나간 것일까요?

[속삭] 방송 불가 축구선수들이 팀을 만들면…

오늘은 좀 심각한 이야기를 해서 가벼운 곳으로 넘어갈까 합니다. 질로보지, 음보지, 지루, 부랄…, 거짓말 같은 ‘야한 이름’을 가진 세계적 축구선수들로 팀을 구성한다면 방송사고가 이어질까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고개를 끄덕일 ‘19금 축구팀’ 음양 스쿼드.    

오늘의 음악

첫 곡은 이번 주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공연을 갖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연주하는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입니다. 다음으로, 오늘 ‘미란다 원칙’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미란다는 째마리만 있는 게 아니죠? 미란다 커의 ‘빅토리아 시크릿 란제리 패션소’ 모습을 소개합니다.

♫ 그리그 피아노협주곡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듣기]
♫ 빅토리아 시크릿 란제리 쇼 [미란다 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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