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지도로 건강관리하는 날이 눈앞에

이번 주에도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일이 많지만, 과학사에서 2003년 4월 14일은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인간게놈프로젝트(HGP) 과학자들과 셀레라 제노믹스가 인간게놈지도를 99.99% 정확도로 완성했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지요.

인간게놈프로젝트는 1990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에너지국(DOE)을 중심으로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등 6개국 18개 기관의 3,000여 과학자가 참여해 진행된 다국적 연구입니다.
DNA 서열 분석 기술은 1977년 미국 하버드대 윌터 길버트 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프레더릭 생어 교수에 의해 선을 보였습니다. 미국 에너지국의 찰스 딜리시 박사는 인간게놈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과학자들을 설득했고, 정부 관료를 움직여 HGP가 닻을 올리게 된 것이지요.
HGP는 제임스 왓슨에 이어 프랜시스 콜린스가 이끌었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았습니다. 이때 크레이그 벤터라는 괴물이 등장했습니다. 그는 고교 졸업반 성적표를 C와 D로 채우고, 자신이 반대하던 베트남전에 징집으로 끌려갔다가 야전병원에서 근무한 것이 계기가 돼 생명과학에 입문한 ‘괴짜’였습니다. 벤터는 ‘쾌속’이란 뜻을 가진 셀레라 제노믹스를 설립해서 HGP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셀레라의 무기는 초고속 DNA분석기와 샷건(Shot Gun·산탄총) 방식이었습니다. 샷건 방식은 DNA를 일정하게 잘라 분석한 뒤 나중에 붙여나가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DNA를 마구 잘라 분석한 뒤 슈퍼컴퓨터로 모자이크하는 기술입니다.
콜린스는 “황당한 방법”이라고 벤터를 비방했지만, 결국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전자 분석은 획기적으로 빨리 완성됐지요. HGP와 셀레라는 2000년 6월에 인간게놈지도의 초안을 발표했고 2003년 완성된 지도를 내놓았지요. 13년 동안 30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했고 27억 달러가 들었습니다.
인간게놈지도는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나열한 지도이지요. 이것을 해석하면 성격, 체질 파악에서부터 질병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유전자에 따라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 맞춤 처방도 현실이 되지요. 미국의 수많은 유전공학 회사들이 인간유전체 분석 사업에 매달려왔습니다.
세 가지가 이뤄지면 시장이 폭발한답니다. 첫째, 분석 가격이 1000달러 이하여야 합니다. 둘째, 정확도가 99.99% 이상이어야 합니다. 셋째, 유전자 각각의 성격이 의미 있게 규명돼야 합니다. 지난해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일루미나 사는 1000 달러 이하의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정확도도 이제 거의 해결됐습니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과 벤처기업들은 셋째 연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DNA 시퀀싱을 받고 자신의 건강을 설계하고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 DNA 맞춤형 건강관리는 이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서는 너무 뒤처져 있어 걱정입니다.

하기야, 대한민국은 크레이그 벤터 같은 사람이 발을 붙이기 어렵지요? 정부의 R&D 설계는 졸보기 수준이고, 투자 자본은 눈앞의 돈놀이에만 매달리고 있고… 우리 의료산업은 ‘맞춤형 의학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요?

구글은 왜 안경을 만들었을까?

미래의학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착용 기기(Wearable Device)입니다. 최근 아이워치가 출시돼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는데, 구글 글라스는 아마 아이워치 이상의 역할을 할 겁니다.

구글의 공동설립자 세르게이 브린이 TED에서 뚱긴 것처럼 검색어가 사라지고, 뇌와 웹의 경계가 허물어질 날이 올지도 모르지요. 눈 앞의 음식을 먹어도 될지에 대한 정보를 웹에 있는 DNA 시퀀싱과 생체 정보를 바탕으로 제공받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구글은 왜 글라스를 만들었을까요?

 

오늘의 음악

오늘도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에프기니 키신이 연주하는 쇼팽의 ‘미뉴에트 왈츠’입니다. 서울 공연 실황의 앵콜곡인데, 강아지가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요? 둘째 곡은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입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멋진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 강아지 왈츠 [에프기니 키신] [듣기]
♫ 봄날은 간다 [김윤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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