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데뷔 점수가 “미”였던 까닭

1992년 오늘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물줄기가 바뀐 날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제1집 앨범 ‘난 알아요’를 내놓은 날이지요. 이 앨범은 두 달 남짓 만에 100만장이 팔려나갔고 각종 가요순위에서 17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지요.

‘문화 대통령’으로 ‘서태지 세대’를 이끈 서태지는 여러 면에서 이색적입니다. 본명은 정현철. 중2때 록밴드를 결성했고 중3때에는 전교 꼴찌를 했지요. 서울북공고에 입학했지만 부모를 설득해 자퇴하고 대학로와 홍대 부근을 전전하며 음악가의 길을 갑니다. 김종서와 신대철의 록밴드 ‘시나위’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다가 이 밴드가 활동을 중단하자 19세 때 세 살 위 양현석, 다섯 살 위 이주노를 설득해 ‘서태지와 아이들’을 결성합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은 1997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해 한국 역대 최고 히트상품 1위로 선정됐습니다. ‘눈이 밝은 사람’들은 이들에게 주목했습니다. MBC 송창의 PD는 《특종 TV연예》에 이들을 출연시켰습니다. 그러나 전문가 패널은 자신의 틀에서 이들을 평가했습니다. 작곡가는 “리듬을 강조하려다보니 멜로디가 약하다”고 작사자는 “노랫말도 새로웠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평했습니다. 방송인은 “섬세한 노래가 격렬한 동작에 묻혔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위해 일부를 포기한 전략적 고민을 간과했지요. 평점은 10점 만점에 7.8점이었습니다.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미’였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환호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앨범 타이틀곡과 ‘환상 속의 그대’로 신세대들을 흔들었고 ‘하여가,’ ‘발해를 꿈꾸며’ 등 뒤이은 노래들의 도발적 가사와 음악적 실험으로 대중음악의 질서를 바꾸었지요.

서태지는 누가 뭐래도 1990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입니다. 서태지는 랩, 힙합, 뉴 메탈, 뮤직 비디오를 한국에 퍼뜨렸습니다. 한류 아이돌의 선구라고나 할까요? 이런 천재를 보통 사람들이 평가하다니…. 지금은 《특종 TV 연예》 패널들의 코멘트가 우스갯거리가 됐지요.

사실 이런 일들은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나요? 스티브 잡스나 앨런 머스크 같은 사람이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요? ‘대한민국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사례는 어설픈 평가가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극명히 보여주지요. 누군가 평가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야 합니다. 평가 전에 자신부터 되돌아보고, 그 분야에 대해서 철저히 탐구해야 합니다.

보통 사람도 남을 허투루 단정해서는 안 되겠죠? 오늘 참견하고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새기며 한 주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설픈 평가를 받은 천재들

인류를 바꾼 천재들도 어설픈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리한 누군가가 그 가치를 평가했기에 세상을 바꿀 수가 있었겠지요. 사람을 볼 줄 안다는 것, 참 어렵습니다. 사람을 못 보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해야 할 텐데…. 우리나라에서 스티브 잡스나 프레드 스미스 같은 기업가가 나올 수 없는 것도 이런 점과 관계가 있겠지요?

●프레드 스미스=예일대 경영학과 학생 때 ‘1일 배달 서비스’에 관한 리포트를 썼다. 교수는 “개념은 재미있고 리포트의 구성은 좋지만 C학점 이상을 받으려면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운송회사 ‘페덱스(FedEx) 사’를 설립했다.

●스티브 잡스=휴렛팩커드로부터 입사를 거부당했다. 인사 담당자는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 없어. 당신은 아직 전문대학도 나오지 않았잖아”라고 조롱했다. 그는 애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의 PC를 내놓았으며 시력과 역경을 딛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IT업계의 신(神)’으로 추앙받다가 ‘i-Heaven’으로 떠났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어린 시절 음악 선생은 “작곡가로서의 재능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그를 악성(樂聖)으로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월트 디즈니=캔사스 시에서 만화를 그릴 때 “창의적이거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으므로 신문 편집자로 일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는 세계 각국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비틀스=1962년 음반회사 데카 사는 “당신의 음악과 기타 연주 스타일이 싫다”며 음반 취입을 거절했다. 이 그룹은 70년대 세계 문화 코드가 됐다.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찰스 C 만즈, 크리스토퍼 P 넥 공저)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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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빼놓을 수가 없지요? ‘난 알아요’를 대중에 선보인 《특종 TV 연예》 영상을 소개합니다. 이어서 지난해 11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열창한 ‘너에게’입니다. 서태지 2집에서 발표돼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요?

♫ 난 알아요 첫 영상 [서태지와 아이들] [듣기]
♫ 너에게 [서태지]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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