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부가 생수 못 팔게 한 까닭은?



“휘발유보다 비싼 물을 마실 날이 온다.”

학창 시절에 “집집마다 승용차를 갖는 시대가 온다”는 말처럼 거짓말 같은 이야기였지만, 현실이 돼 버렸습니다. 요즘에는 중국산 저가 생수들이 물 값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브랜드 값 하는 것들은 기름 값보다 훨씬 비싸지요. 돈 좀 있는 사람들은 해양심층수, 빙하수, 육각수를 비롯해서 몇 만 원짜리 ‘명품 생수’를 사 마시는 것, 이제 뉴스도 아니지요?

예전에는 생수를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었다는 것,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오늘(3월 16일) 생수 시판이 허용됐습니다. 이전에 14개의 생수 공장이 있었지만, 생수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팔거나 전량 수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된 것이었습니다. 수출용이 국내 가정에 깔리고, 허가 받지 않은 업체들의 생수도 야금야금 시장에 번졌지요. 이걸 법으로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보건사회부(지금의 보건복지부) 서상목 장관은 이름에 ‘광천음료수’로만 소개하고 대중광고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생수 시판을 허가한 것이지요.

당시 상당수 언론과 환경단체들은 수돗물 질이 더 떨어질 것이고 지하수 오염을 부채질할 것이란 점 등을 내세워 ‘생수 판매’에 극렬 반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개발공사에서 개발한 삼다수가 시장 1위라네요. 삼다수의 유통권은 농심에서 광동제약으로 바뀌었습니다. 입찰에서 탈락한 농심은 백두산 내두천 물로 ‘백산수’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고요. 롯데 아이시스, 강원 평창수 등 수많은 생수가 ‘물 전쟁’을 벌이고 있지요.

그렇다면 어떤 생수가 건강에 좋을까요? 의학계에서는 어떤 물이 좋다는 정답이 없습니다. 생수가 수돗물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것도 환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의 저자 피터 클렉은 “생수회사가 수돗물에 대해 빨래하는 물,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물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퍼뜨려 소비자는 맛이나 질이 아니라 이미지 때문에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 마신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에서 시민들에게 수돗물 아리수와 생수를 마시게 했더니, 아리수가 맛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생수에 표를 던진 사람보다 많았습니다. 생수 중에서도 프리미엄이 일반 생수보다 더 낫다는 근거도 약합니다.

고급 생수를 판매하는 회사는 자기 제품에 경쟁사 제품보다 미네랄이 훨씬 많다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소량의 미네랄을 갖고 다투는 것은 ‘도긴개긴’입니다. 미네랄은 식사로 보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우리가 물을 마셔야 하는 것은 물이 몸 구석구석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내보내며 혈액과 체액의 주성분으로 체온, 산성도 등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생수든, 수돗물이든 깨끗한 물을 자주 마시면 건강에 좋습니다. 추우면 따뜻하게, 더울 때에는 시원하게 마시면 됩니다. 특히 운동 뒤 땀 흘리고 마시는 물은 최고의 보약이겠지요? 옛날에는 수돗물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생수도 못 팔게 했는데, 참 ‘물 좋은 세상’입니다. 오늘 물 한 잔 시원하게 마신 뒤 기분 좋게 한 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하게 물 마시는 법 8가지

①일어나자마자 냉수 한 컵을 천천히 마시고, 30분마다 4분의1컵 씩 자주 마신다. 물을 씹어 마시면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요,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②소화불량이나 위산과다인 사람,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속이 쓰릴 때 물을 한 컵 천천히 마신다.
③변비가 심한 사람은 저녁 식사 후 자기 1시간 전까지 30분마다 물을 마신다.
④살이 찐 사람은 식사 전 물을 한 컵 천천히 마시고 천천히 식사한다.
⑤술을 마실 때에는 음주 전, 중, 후에 물을 충분히 마신다.
⑥흡연자는 담배를 피운 뒤 물을 마시고, 가능하면 금연에 돌입해서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냉수를 마신다.
⑦운동 중이나 운동 후 갈증이 풀릴 정도로 물을 마신다. 아주 격한 운동을 한 다음에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⑧콩팥질환자와 간경변증, 갑상샘기능저하증 등의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부기가 심해지거나 심할 경우 무력감, 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세가 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서 물을 어느 정도 마실지 결정한다.

<제 664호 건강편지 ‘소중한 물’ 참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스코틀랜드 민요 ‘The Water is Wide’입니다. 조안 바에즈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둘째 곡은 이름에 ‘물’이 들어간 로저 워터스의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곡 중 하나죠.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베를린 공연입니다. 신디 로퍼가 보컬을 맡은 것이 이색적이네요.

♫ The Water is Wide [조안 바에즈] [듣기]
♫ Another Brick In The Wall [핑크 플로이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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