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페어플레이어 문대성을 위한 변명

‘오늘의 역사’에서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의 중국 답사 때 국회의원인데도 스스로 짐을 챙기고 늘 겸손해하는 모습을 제 후배가 얘기해서 이름 석 자에 더 눈이 갔습니다. 1976년 오늘 태어난 문대성.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 예술적인 뒤후려차기로 금메달을 딴 태권도의 아이콘이었죠.

그의 금메달은 난관을 극복한 점에서 더욱 더 빛났습니다. 1996년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쳐 다리를 절단할 위험에 처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에는 평가전에서 탈락해 올림픽 경기를 TV로만 봐야 했지요.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 페어플레이 상을 받았고, 2008년 아시아 최초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2012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면서 명성은 추락했습니다.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박사 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지요. 문 의원이 해명을 할수록 영웅의 빛은 더욱 더 바랬습니다. 표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문대성도, 조수미도 박사 학위를 받아야 교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체육선수 가운데 기본적 영어문장도 못 읽는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평생 운동 한 우물만 판 사람에게 박사 학위가 있어야 한다니….
1970년대 한 축구선수가 해외에 진출했을 때 유럽인들이 세 번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축구 변방’ 한국에서 온 선수가 축구를 너무 잘해서 놀랐고, 축구선수가 명문대학교를 졸업해서 놀라고, 학위 소지자가 축구 외엔 아무 것도 몰라서 놀라고….
저는 ‘문대성 파동’ 때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스포츠 계에서 아무도 함께 반성하거나 문대성을 변호하지 않아서 놀랐고, 대학과 논문 지도교수는 책임에서 벗어나고 운동선수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에도 놀랐습니다. 대학에서 이 ‘스포츠 스타’를 자기 소속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을 것이고, 문대성은 관례대로 논문을 썼을 가능성이 큰데….
스스로 알건, 모르건 문대성은 표절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표절은 사실 교육계와 체육계의 합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대학과 체육 예술계에서는 성찰과 대안이 없네요. 문대성 이름 석 자를 앞에 두고 영국의 교육개혁가 알렉산더 닐의 아래 경구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분명히 다른 경우인데….
“러시아의 세계적 발레리나 니진스키는 시험에 낙제해서 국립발레단에 입단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위해 임시시험을 실시하고 해답도 미리 가르쳐줬다. 그가 꼭 다른 사람처럼 시험에 합격해야 했다면 그 시험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이었겠는가!”

아테네 태권도 영웅의 경기영상

저는 문대성이 최근 발레파킹 금지법을 발의한 것처럼 소리 없이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입법 활동을 해서 지금의 논란을 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왠지 뭉클해지는 문대성의 아테네 올림픽 동영상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사람을 아끼지 않는지,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지 반성케 됩니다. 문대성이 정치에 나서지 않았다면…

오늘의 음악

오늘은 요즘 제가 승용차에서 즐겨 듣는 CD에서 두 곡 준비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면서 감동을 받았던 뮤지컬 라이언 킹의 ‘Circle of My Life’와 ‘They Live in Me’입니다. 엘턴 존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곡이지요?

♫ Circle of Life [라이언 킹 OST] [듣기]
♫ They Live in You [라이언 킹 OST] [듣기]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