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대표팀에서 프랑스 팀의 냄새가 나는 이유

[이성주의 건강편지]지중해의 알제리

알제리 대표팀에서 프랑스 팀의 냄새가 나는 이유

대한민국 호의 16강 기원 열기가 다시 살아났네요. 홍명보 호가 18일 오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기자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대가 낮았기 때문에 무승부에도 만족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선수들의 투지가 감흥을 일으킨 것일까요?

홍명보 호가 5월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 0대1, 6월 10일 가나 전과의 평가전에서 0대4 참패를 당하자 온라인에서는 “기대를 안 한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시작 전에 국민들이 기대에 들떠 있을 때 “냉정히 봐서 1무2패가 최고 성적”이라는 정확한 예측 기사를 썼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던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레저 기자는 가나와의 평가전 뒤 다른 분석을 내놓더군요.

그는 “경기에서 공격수들이 일부러 압박을 덜 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나는 홍명보를 믿는다”고 말했고, 저는 김 기자의 정확한 예측을 쭉 봐왔기 때문에 러시아 전에서 선전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16강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합니다. 알제리도 만만한 팀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H조에서 제일 약하지요. 선수단의 몸값은 850억 원으로 2010년 대표팀의 657억 원보다는 올랐지만 벨기에 대표팀 4776억 원의 5분의1도 안되고 러시아 대표팀 2674억 원, 알제리 대표팀 1071억 원보다도 적지요. FIFA 랭킹도 벨기에 12위, 러시아 18위, 알제리 25위지만 대한민국은 55위여서 가장 낮고요.
게임 회사 넥슨의 ‘FIFA 온라인 3’에서 선수들의 개인 정보 등을 모두 입력해서 100회 가상 대결을 시켰더니 홍명보 호는 1무2패가 27회, 1승 1무 1패 15회, 2무 1패 14회, 1승2패 10회, 3전 전패 9회 등이었고 2승 1무 9회, 1승 2무 6회 등으로 16강에 올라가기 힘든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랭킹, 통계, 몸값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23일 새벽에 맞붙을 알제리는 프랑스의 흔적이 남아있는 나라입니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프랑스와 마주 보고 있으며 132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다가 1962년 8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 끝에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났고, 프랑스의 ‘아트 사커’를 지휘한 지네딘 지단은 알제리 이민 2세이지요. 알제리의 많은 축구 선수들이 지단을 롤모델로 삼고 있고요. 알제리 대표 팀에서 최고로 경계해야 할 선수는 스페인 리그 발렌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피앙 페굴리입니다. 별명이 ‘알제리의 지단’인데,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알제리 축구 대표팀은 아프리카 축구 팀 가운데 프랑스 축구를 가장 많이 닮았지요. 우리 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 직전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자신감을 얻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우승에 버금가는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와 1대1로 비겼습니다. ‘리틀 프랑스’를 못 이길 이유가 없지요.
알제리 대표 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내분으로 자멸했듯, 지금 내홍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대표 팀은 알제리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1전 1승으로 앞서 있습니다.
홍명보 호가 남은 며칠 동안 최선의 준비를 해서 최적의 컨디션으로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선수들의 몸값과 FIFA 랭킹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선수들의 투혼으로 증명해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투혼과 정정당당함,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각국 대표팀의 색깔

축구는 민족성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국력과 외국 출신 지도자에 따라 팀의 색깔이 바뀌고 세계 축구가 서로의 장점을 반영하면서 변하고 있지만 기본 색깔은 있는 듯합니다. 제가 정리한 각국의 특징, 그럴싸한지 봐주세요. 가족끼리 이런 점에 대해서도 대화하면서 축구를 즐기면 어떨까요?
○브라질=흥겨운 삼바 축구. 최근에는 조직력도 강화됐지만.
○아르헨티나=화려하고 격렬한 축구
○독일=전차 군단. 단순하지만 승리를 쟁취하는 빠르고 강한 축구
○네덜란드=전원공격, 전원수비의 토탈 사커를 퍼뜨린 힘센 축구
○이탈리아=지지 않아서 이기는 수비 축구
○미국과 영국=선이 굵고 빠른 축구. 선이 막히면 답답해지는 축구
○프랑스=아트 축구. 팀워크가 살면 예술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따로 놀기도.
○대한민국=도덕 축구.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무장해서 뛰고 여우같은 플레이를 못한다.
○일본=역할 분배에 충실한 세밀한 축구. 누군가 강자가 역할 분배를 깨트리면 흔들거리지만.
○스페인=정열적이고 화려한 축구. 이번에는 화려함이 역습 축구에 완전히 무너졌지만.
<제512호 건강편지 ‘가나 속의 세르비아’ 참조>

오늘의 음악

1902년 오늘은 시인 정지용이 태어난 날. 그의 ‘향수’를 이동원, 박인수의 음성으로 준비했습니다. 둘째 노래는 1967년 오늘 태어난 니콜 키드먼이 로비 윌리엄스와 함께 부르는 ‘Something Stupid’입니다. 셋째 곡은 1819년 오늘 태어난 자크 오펜바흐의 ‘Barcarole(뱃노래)’을 빈 필하모닉이 연주합니다.

♫ 향수 [박인수 이동원] [듣기]
♫ Something Stupid [니콜 키드먼] [듣기]
♫ Barcarole [자크 오펜바흐]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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