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원하지 않았던 상품이 문화를 바꿨다

1979년 오늘(7월1일), 일본의 전자회사 소니가 희한한 전자제품을 하나 내 놓았습니다. 녹음기 모양인데 녹음 기능이 없었습니다. 스피커도 없었습니다. 헤드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듣는 제품이었습니다. 이름은 ‘Walkman’으로 영어 문법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전의 녹음기 ‘프레스맨’의 보완상품 쯤으로 인식했습니다. 처음에 3만 개를 만들었지만 첫 달에는 3000개밖에 팔지 못했습니다. 소니 내부에서 격론 끝에 내놓은 상품이어서 ‘반대론자’들은 ‘그 것 봐라’하고 비아냥댔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팝송의 시대. 워크맨은 음악애호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더니, 다음 달 초기 물량이 모두 팔렸습니다. 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원래 워크맨은 개발자 노부토시 키하라가 아키토 모리타 사장이 비행기 안에서 오페라를 감상하게끔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키토 사장은 워크맨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려고 했는데 이미 광고를 시작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사운드어바웃(SoundAbout)’으로 출시했지만 1년 만에 워크맨으로 바꿨습니다.
    
워크맨은 일본의 하이테크와 소형화의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세계적으로 유사품이 쏟아졌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의 ‘마이마이’가 음악문화를 바꿨고요. 카세트 플레이어는 1980년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선물의 1순위였지요. 덩달아 친구나 연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선물하는 풍습도 번졌고요.
    
워크맨은 초기 제품에는 없었던 녹음기능, 스피커 등을 넣고 CDP, MD, MP3 등의 제품도 계속 내놓았지만 아이팟과 스마트폰의 위세에 눌려서 지금은 ‘추억의 브랜드’가 돼가고 있지요. 카세트는 2010년까지 2억2000만대를 판매하고 일본 내 제조를 중단했고요.
    
워크맨은 ‘관습대로라면’ 시장에 나오지도 못했을 상품입니다. 소니의 시장조사 결과 소비자는 물론이고 사내 직원들도 이 제품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럴드 잘트먼 교수는 “소비자가 스스로 인식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수요는 5%에 불과하다”면서 “워크맨은 소비자의 무의식에 있는 수요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워크맨이나 아이폰은 시장조사의 한계를 뛰어넘은 창조성의 승리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초우량 기업들이 적지 않지만 워크맨처럼 창조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새 문화를 만든 기업은 없습니다. 이제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 스스로 창조적으로 바뀌어야겠지요? 사내외 문화가 열려야겠고, 끊임없이 창조적 파괴를 진행해야 합니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자적 협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하고요. 거꾸로 작은 기업이 대기업과 협력해서 인류 문화를 바꾸는 ‘작품’을 낼 수도 있겠지요. 이것이 ‘창조경제’ 아닐까요? 현대사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대한민국, 이제 어느 기업이 어떤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낼까요?  

창의성을 계발하는 8가지 과학적 방법

영국의 과학교양잡지 ‘New Scientist’가 2009년 5월에 기사로 제안한 방법입니다. 일부 ‘그럴까’하는 것도 있지만 원문 그대로 소개합니다.
    
불평하라=불만족은 창조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미국 라이스대 징 조우 박사는 굴착 장비 직원 149명에게 일에 대한 만족도를 묻고 이들의 상사에게 각 직원의 업무 능력을 확인했다. 그 결과 불평하는 직원일수록 더 창조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을 풀어 헤쳐라=미국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영국 런던대 조디프 바타차리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뇌는 쉬고 있을 때 창조적 생각을 한다. 연구진이 일반인에게 단어 퍼즐을 풀게 하면서 뇌파를 촬영한 결과 뇌의 초점이 맞지 않았을 때 더 창조적으로 퍼즐을 푼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양손을 써라=음악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뿐 아니라 뇌 발달도 도와준다. 미국 밴더빌트대 박소희 박사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업무 수행 능력이 더 좋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혔다. 꼭 피아노 연주가 아니더라도 태권도나 타이핑처럼 양손을 쓰는 동작은 오른쪽 뇌와 왼쪽 뇌를 모두 쓰게 해 창조력을 높인다고 박 박사는 조언한다.
파란 색으로 주변을 채우자=파란색은 창조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줄리엣 주 박사가 빨간색과 파란색이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니 빨강은 기억을 자극하고 파랑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조적인 사람 가까이로=주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릴 때 가장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경제가 힘들 때는 더 협력하고 혁신해야 창조적인 생각이 잘 떠오른다.
여행을 즐겨라=낯선 곳에 가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폴 고갱은 타히티 섬으로 가서 삶과 일이 바뀌었고, 헤밍웨이는 스페인에서 대작의 영감을 얻었다. 
신나게 놀라=노는 것은 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생물학적인 기본 상태 중 하나다. 놀이는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이고 특이 어린 시절 충분히 노는 게 중요하다.
술잔 바닥에 창조성 있다=많은 연구에 따르면 재즈나 시 창작 같은 고도의 창조적 행위는 폭음과 관련이 깊다. 많은 연구결과 술을 마신다고 창조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술이 당신을 당신 자신이게 만들어 줘 창조성을 발휘하게 만드는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1980년대 ‘마이마이’로 즐겨 듣던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와 스콜피언스의 ‘Holiday’ 이어집니다. 셋째 곡은 고교 때 음악 숙제로 들었지요. 모차르트의 ‘Eine kleine Nachtmusik’을 칼 뵘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하모닉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 Hotel California [이글스] [듣기]
♫ Holiday [스콜피언스] [듣기]
♫ 모차르트 소야곡 [칼 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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