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X증후군으로 불렸던, 만병의 뿌리

[이성주의 건강편지]러브핸들 증후군

한때 X증후군으로 불렸던, 만병의 뿌리


주말에 걱정스러운 뉴스 하나가 떴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민국의 30세 이상 국민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라는 소식을 전한 것이지요. (기사 보기)  대사증후군은 제가 기자 시절 국내에 소개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운 병이라서 예사스럽지가 않네요.

이 병은 한때 ‘X증후군’이라고 불렸습니다. 1990년대 의학자들이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뇌졸중, 심장병 등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이유를 몰라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

그러다가 수많은 연구 결과 핏속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에 보내는 인슐린 호르몬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공통 원인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대사장애’라고도, ‘인슐린 저항 증후군’이라고도 부릅니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쉽게 피곤하고 숨이 차는 것 외에 별 증세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습니다. 팔다리가 가늘고 배가 볼록한 ‘올챙이형 비만’ ‘거미형 체형’이라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조선 중기 낙파 이경윤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는 이 병 환자의 몸피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낙파는 봉호(封號. 임금이 내린 호)가 학림정(鶴林正)으로, 왕족 출신의 화가입니다. 고사는 ‘경지가 높은 선비’이고 ‘탁족’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잊는 풍습이지요. 선인들은 요즘 같은 초여름부터 탁족을 즐기곤 했지요.

이 그림의 주인공인 선비는 배가 불룩한 데다 하체는 아주 가늡니다. 이 선비처럼 배가 기름기로 차면 간의 혈관에도 지방이 쌓여 평상시 간에서 에너지원으로 저장돼야 할 포도당이 간에 충분히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핏속에서는 지방산이 늘어 포도당이 근육에 저장되는 것이 방해받습니다.

핏속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으로 보내는 대사 시스템이 고장 나기 십상이지요. 이런 배불뚝이 선비가 그림처럼 늘 술을 가까이 하면 간이 더 무리하게 되고, 온몸이 더 기름지게 됩니다. 보험공단의 뉴스는  ‘고사’ 같은 몸피를 가진 분이 적지 않다는 소식인 것이지요.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첫째 방법은 뱃살을 빼는 겁니다. 뱃살은 매력을 떨어뜨리게도 하지만, 만병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사랑의 춤’을 출 때 손이 닿는, 허리의 불룩 튀어나온 부위를 ‘러브핸들’이라고 부르는데, 러브핸들을 없애야 만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신록의 계절’ 유월은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하기 좋은 때입니다. 지금부터 서서히 러브핸들을 없애야 ‘바캉스 시즌’에 변화한 몸매를 자랑할 수가 있겠지요? 자, 물 한 컵 마시고 운동화를 동여매 볼까요?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누그러뜨리는 8가지 방법


①유산소운동은 지방을 태우는 것이 주목적인 운동. 매주 2∼4회 땀을 흘릴 정도로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을 병행해서 뱃속 기름기를 줄인다.
②근력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근육이 많으면 인슐린 처리가 원활해져서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신체근육의 4분의3이 하체에 몰려있으므로 다리운동을 많이 한다.
③매일 30분 이상 걷는 등 가급적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④음식은 골고루 적게 자주 먹는다. 식사 전에 물을 마시고 채소로 배를 채우도록 한다.
⑤뱃속 기름기를 배출시키는 식이섬유를 듬뿍 섭취한다. 한국인은 만성적인 섬유 부족 상태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채소, 과일을 듬뿍 먹는다. 식이섬유를 강화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
⑥저녁 과식은 뱃살의 주범. 저녁은 가급적 오후 7시 이전에 먹고 이후에 정 허기지면 우유나 물 한 컵을 마신다. 피할 수 없는 회식이라면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시고 술과 기름진 안주는 덜 먹도록 노력한다.
⑦담배와 술을 멀리 한다. 특히 담배는 체중을 그대로 유지시키며 뱃속을 기름지게 만드는 ‘독약’이다.

오늘의 음악

1815년 오늘은 워털루 전쟁이 일어난 날, 아바의 ‘Waterloo’를 준비했습니다. 아바가 세계의 스타로 떠오른, 197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실황입니다. 1942년 오늘 태어난 폴 매카트니가 비틀스가 해체되고 나서 만든 그룹 윙스의 ‘Mull of Kintyre’, 1952년 오늘 태어난 ‘한류의 대표선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의 대표곡 ‘행복’이 이어집니다.

♫ Waterloo [아바] [듣기]
♫ Mull of Kintyre [윙스] [듣기]
♫ 행복 [이수만]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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