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평생 110가지 정중함을 지켰다는데

[이성주의 건강편지]선거와 품위

워싱턴은 평생 110가지 정중함을 지켰다는데


‘아름다운 가게’의 박원순 방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됐습니다.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라고 했던가요? 선거가 시대의 목소리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 경이롭습니다. 무섭기까지 합니다.

하늘이 박원순 후보를 선택한 것은 정치가 아픈 사람, 힘든 사람, 분노한 사람에게 보다 더 관심을 가지라는 준엄한 꾸짖음일 겁니다. 여당은 후보를 내지 않은 3곳을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8곳에서 승리했으므로 패배가 아니라고 자위할지 모르지만, 민심을 뼛속 깊이 받아들이고 환골탈태해야 할 겁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캠프 및 지지자들의 무분별한 비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품위가 곤두박질치고 그것이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정치 불신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재작년 뉴욕타임스는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부룩스의 ‘품위를 찾아서’라는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미국 정치에서도 품위가 사라지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칼럼의 첫 부분에서 품위의 정치인으로 조지 워싱턴을 언급했습니다.

워싱턴은 청소년 때 《사람들 앞에서나 대화에서의 정중함의 법칙과 품위 있는 행동》이라는 책을 읽고 110가지 예절의 법칙을 수첩에 옮겨 적은 뒤 평생 실천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The Little Big Thing》이라는 책에서 이 원칙들이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몇 개를 소개하면,

○상대방이 적일지라도 그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모습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
○앉아있을 때 누군가 말을 걸기 위해 다가온다면 그가 아랫사람이라도 일어나서 맞으라.
○남의 흉터를 빤히 보거나 그게 왜 생겼는지 묻지 말라.
○농담이건 진담이건 해로운 말을 하지 말라. 기회를 주더라도 남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 헐뜯는 소문을 성급하게 믿지 말라.
○남을 험담하는 사람 가까이에 가지 말라.

최근 톰 피터스의 책을 읽으면서 뜨끔했습니다. 제 방에 누군가 찾아오면 의식적으로 일어나려고 하는데 자꾸 깜빡합니다.

정치인들이 좀 더 정중한 언행을 한다면, 세상이 참 밝아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품위 있는 언행이 얼핏 손해보이는 듯 보여도, 민심은 그것을 평가하리라고 믿습니다.

정치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중함의 원칙을 지키면 사회 전체가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정치도 사회의 거울이니까요. 그걸 떠나서 개인이 진짜 행복해지는 길도 품위와 정중함에 있지 않을까요?

단풍산행 건강법

당나라 시인 두목이 이월 꽃보다 더 붉다고 읊은 단풍으로 전국의 산들이 물들고 있습니다. 단풍놀이 쉽게 봤다가는 골병이 들 수 있습니다. 건강한 단풍 산행법.

준비 철저=토요일에 비가 오고 일요일 갠다는 기상청 예보. 비가 오면 가급적 산행을 삼가고 만약 비가 오지 않더라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배낭에 비옷과 여벌조끼 등을 챙긴다. 등산화 안쪽에 비누를 문질러 놓고 바닥에 파우더를 뿌리면 신발과 발의 마찰이 줄어 물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다=특히 초보자는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걷는다. 일몰시간까지 내려오기 어려울 때에는 등정을 고집하지 말고 중간에서 길을 꺾어 내려온다.
천천히 걷는다=단풍놀이 갔다가 다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돌부리의 모서리를 밟으며 천천히 올라가며 무릎이 아프면 무조건 쉰다. 내려올 때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바른 자세로=의식적으로 양다리에 똑같은 체중을 두고 천천히 걷는다. 올라갈 때에는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꿈치 순으로, 내려올 때에는 발바닥 전체로 디딘다는 기분으로 걷는다. 뛰면서 내려오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는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도로에서 스트레스를 풀라=단풍행렬의 정체는 스트레스거리. 운전석에서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이나 양쪽 어깨를 귓불 부분까지 끌어올렸다 내리는 것을 되풀이한다. 최소 1시간에 한번은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켜거나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한다.


<제 316호 건강편지 ‘이월 꽃보다 붉은 단풍’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도 이 가을 어울릴 음악 세 곡 준비했습니다.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이브 몽땅의 ‘고엽’에 이어 비운의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가 연주하는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듣겠습니다.

♫ 광화문연가 [이문세] [듣기]
♫ 고엽 [이브 몽땅] [듣기]
♫ 엘가 첼로협주곡 1악장 [자클린 뒤 프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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