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리를 앗아간 결핵은 현재진행형 병



1989년 오늘 영국의 로렌스 올리비에 경(卿)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나이로 향년 83세, 사인은 다발성근염이었습니다. 다발성근염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아군의 근육을 무력화시키는 자가면역병입니다.

로렌스는 옥스퍼드 대학교 출신으로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셰익스피어 연극을 완성한 팔방미인이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비비안 리의 비극적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로렌스는 연극 ‘햄릿’의 주연으로 이름을 떨치던 때에 변호사의 부인이자 예쁜 딸의 어머니였던 비비안 리를 만납니다. 로렌스 역시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애 아빠’였습니다. 희대의 미남 미녀는 보자마자 ‘불꽃’이 튀었던 것 같습니다. 비비안 리가 더 적극적이었다고 하네요.

로렌스가 ‘폭풍의 언덕’ 주연으로 캐스팅돼 미국으로 향하자 비비안도 따라갑니다. 그곳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릿 역으로 캐스팅되지요. 두 스타는 곧 결혼에 골인합니다.

두 사람은 5, 6년 알콩달콩 꿀맛 같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비비안 리가 과로와 흡연 때문에 폐결핵에 걸리면서 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비비안은 로렌스의 아이를 유산하고 스칼릿 이상으로 신경질적이 됩니다. 회복과 재발을 되풀이하면서도 담배를 끊지 않았고 히스테리를 부리며 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폐결핵과 정신분열병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결핵균이 온몸에 번졌고 뇌에도 침투해 고통스럽게 눈을 감은 듯합니다.

로렌스의 병은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비비안의 병, 결핵은 원인도 치료법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결핵 때문에 생을 마감합니다. 이 병은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의 5~15%에게서 발병하며 뇌, 척수, 뼈 등 신체의 모든 기관에 병을 일으킵니다. 결핵균은 보통 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숙주’의 체력이 떨어지면 기승을 부립니다. 비비안 리도 지나친 다이어트와 과로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핵을 사라진 병으로 아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3만~4만 명이 결핵에 걸리고 3천 명이 이 병의 희생양이 됩니다. 비비안 리가 결핵에 걸리지 않았다면, 제대로 치료를 받았다면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녀의  영원한  사랑이 세상을 떠난 날에 말입니다.

폐결핵의 대표적 초기 증세


* 기침이 3주 이상 멈추지 않는다.
* 가슴이 아프다.
* 기침을 할 때 가래가 나오고 피가 섞인 것 같다.
*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어든다.
* 몸에서 열이 난다.
* 잘 때 식은땀이 난다.
* 날씨가 춥지 않은데도 추위를 느끼며 덜덜덜 떤다.
* 입맛이 줄어든다.

증세가 의심되면 집 부근의 의원이나 보건소를 찾아가세요.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오늘의 음악

1937년 오늘은 조지 거슈인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뇌종양인 데도 자신의 병을 모른 채 고통스러워하다가. 거슈인의 대표곡 ‘Rhapsody in Blue’를 와우~ 레너드 번스타인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거슈인의 친구 모리스 라벨의 음악도 한 곡 준비했습니다. 세이지 오자와의 지휘로 보스턴 심포니가 연주하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의 그림으로 유명하고 박민규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지요. 마지막 음악은 스칼릿의 사랑 얘기를 위한 것입니다. 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OST, ‘타라의 테마’입니다.

♫ 랩소디 인 블루 [레너브 번스타인] [듣기]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세이지 오자와] [듣기]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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