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인류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1677년 오늘은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콜록콜록 폐병으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20대의 팔팔한 나이에 천사는 환상이고 영혼은 생명체 안에서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가 유대 사회에서 저주를 받으며 추방당했고, 나중에 가톨릭교회로부터 모든 책이 금서(禁書)로 묶여 박해받은 이 철학자는 이날 4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스피노자는 최근까지 은둔의 삶을 살면서 평생 안경알을 깎으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경알의 미세한 가루가 허파 속으로 들어가서 규폐증(硅肺症)이 생겨 숨졌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역사학자들은 스피노자가 광학에 관심이 많아 평생 렌즈를 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난 속에서 고독하게 안경알을 깎은 것은 아니고 지식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으며 그들의 후원금을 받아 궁핍하지 않은 생활을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늘 오전3시까지 연구에 몰두했고 수면 부족과 과로 때문에 결핵에 걸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듯합니다.

스피노자는 세계 철학계의 최고 명문인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로부터 교수직을 제안 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자유로운 연구와 평안에 대한 사랑을 이유로 말입니다. 그리고 밤을 새우며 범신론적 세계관과 합리적 인식론을 체계화합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로 유명합니
다. 2112년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주장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지요. 신학의 영역을 과학의 영역으로 대체하는 철학체계를 제시한 스피노자가 지금 살아있다면 종말론이 턱없다고 비판했겠지만, 스피노자의 기일에 생각합니다. 정말 내일 인류가 멸망한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스피노자 밑줄 긋기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면 생각이 모두 다르다. 당신의 의견이 비록 옳아도 무리하게 남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사람은 모두 설득 당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의견이란 못질과 같아서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자꾸 앞이 들어갈 뿐이다. 진리는 인내와 시간에 따라 저절로 밝혀질 것이다.
○모든 것 중에서 최선은 부귀, 명성, 쾌락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사람은 이 세 가지에 너무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좋은 것은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
○음악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좋지만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그러나 귀머거리에게 음악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자만심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 데에서 생기는 쾌락이다.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람이란 죽음보다 삶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증오라는 것이 사랑에 의해 완전히 정복되면 사랑으로 바뀐다. 그와 같은 사랑은 증오에 의해 선행되지 않았던 어떤 사랑보다도 훨씬 위대하다.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좀처럼 되지 않아 조바심을 내는 사람은 옆에서 치켜세우는 겉치레에 더 잘 속아 넘어간다.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늘의 음악

요즘 가수 송창식이 재조명되고 있더군요. 한 TV 연예프로그램에 음악다방 ‘세시봉’의 동료들과 출연한 이후부터이지요. 오늘은 송창식의 노래 4곡을 준비했습니다. 라이브 음악도 좋지만 송창식의 노래는 왠지 LP로 들어야 제격이라고 생각 드는군요. ‘맨처음 고백’ ‘사랑이야’ ‘상아의 노래’ ‘고래사냥’이 이어집니다.

♫ 맨처음 고백 [송창식] [듣기]
♫ 사랑이야 [송창식] [듣기]
♫ 상아의 노래 [송창식] [듣기]
♫ 고래사냥 [송창식]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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