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의 반란 – 천의 얼굴을 가진 병 루푸스

얼마 전, 행복 전도사로 잘 알려진 최윤희씨가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사건이 있었지요. 지병으로 700여 가지 고통에 시달렸다고 유서에 남겼습니다. 최씨가 앓던 병은 다소 생소한 루푸스라는 질환입니다.

행복전문가를 자처한 사람의 자살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현재 루푸스라는 어려운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준 것이 틀림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루푸스가 아주 심각한 난치병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는 그동안 많은 루푸스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환자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쌓였습니다. 고통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를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루푸스 환자들이 기운을 잃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루푸스가 만성적이고 힘든 질환인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체질적으로 심하게 루푸스가 온 일부에게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그 치료성적이 향상됐습니다. 이제는 10년 생존율이 90%를 넘어서 대부분 일찍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고 잘 유지하면 조절할  수 있습니다.
 
루푸스는 라틴어로 ‘늑대’라는 뜻입니다. 피부가 늑대에 물린 것처럼 된다는 의미입니다. 루푸스는 자기를 보호하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기 면역세포가 자기 신체 곳곳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세포들의 주된 공격목표가 관절입니다. 루푸스는 면역세포들이 우리 몸 아무 데나 공격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며 감기처럼 가벼운 것부터 방치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루푸스 진단은 증상과 혈액검사, 소변검사, 특수 면역검사 등을 종합해서 합니다. 흔한 질병은 결코 아닙니다. 국내 유병률 조사에서는 루푸스 환자가 인구 10만 명 당 19.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자의 90%가 가임기 여성입니다. 그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에 관련된 관심이 많습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여성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루푸스가 악화됩니다. 그러나 전문의와 함께 잘 조절하면 대부분 결혼과 출산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물질과 면역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표적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루푸스의 치료에 청신호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루푸스를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환자의 몫도 아주 큽니다. 루푸스가 불치병이라는 생각에 미리 낙담하고 우울증에 빠지고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병을 숨기려고 하지 말고 환우회 등을 통해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작년 7월부터 루푸스 환자들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하면서 국가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루푸스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조기 진단하고 조기 치료하면 잘 조절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용기를 내서 루푸스를 이겨야 합니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절기 건강관리 요령 8가지

①얇은 옷으로 여러 겹 입는다. 일교차가 크면 아침, 저녁에는 춥다가 낮에는 다소 더운 듯할 수 있다.
②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 몸에 수분이 많을수록 감기, 바이러스, 호흡기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③가벼운 운동을 한다. 춥다고 집안에만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햇볕이 있는 오후 시간대에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④외출 뒤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 감기 바이러스는 공기보다 접촉 때문에 옮기는 경우가 더 많다.
⑤목도리를 두른다. 목도리는 소재별, 디자인별, 두르는 방식에 따라 보온성이 약간씩 다르다. 목도리나 스카프를 사용하면 3∼5도까지 보온효과를 높일 수 있다.
⑥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기온차가 심한 날씨에는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이 극성을 부린다. 특히 어린이나 만성질환자, 노인들은 꼭 맞는 것이 좋다.
⑦따뜻한 한방차를 마신다. 차가운 날씨에 한방차는 몸의 기운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머리를 맑게 하는 데 좋다.
⑧새벽운동은 피한다. 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노인은 새벽에 밖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새벽에는 우리 몸의 모든 신경계가 깨어나는 시간이며 혈액순환이 가장 원활하지 않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차이코프스키 5번 교향곡 가운데 3악장 왈츠를 준비했습니다. 샤를르 뒤트와의 지휘로 NHK 교향악단이 연주합니다오늘의 고엽은 줄리엣 그렌코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와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가 이어집니다.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3악장 [샤를르 뒤트와] [듣기]
♫ 고엽 [줄리엣 그렌코] [듣기]
♫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최백호] [듣기]
♫ 나뭇잎 사이로 [조동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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