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데이에 되새기는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문

[이성주의 건강편지]천사가 되는 날

천사데이에 되새기는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문



우리나라에는 ‘데이(Day)’가 참 많지요.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빼빼로데이…. 오늘은 그 많은 날들 중에 색다른 날입니다. 10월 04일, 1004의 발음을 따온 ‘천사데이’입니다.

이날에는  경기 동두천에 본부가 있는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031-861-1004)가 2003년부터 매년 뜻깊은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첫해부터 후원자들이 10.04㎞ 마라톤에 참가해서 모은 돈으로 난치병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을 도와왔습니다. ‘천사운동본부’는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장애인 등에게 집을 지어주거나 전세 및 월세 보증금을 지원하는 ‘누구나집 운동’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운동을 펼치는 사람은 시각장애인 김지욱 씨입니다. 직업은 침술인이지만 요즘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천사의 마음을 깨우는 데 더 열심입니다. 부인 최금숙 씨는 어릴 적부터 정신지체인 언니를 돌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사랑을 키웠고 김 씨와 운명적으로 만나 결혼한 뒤 지금은 장애인 어린이와 건강한 어린이가 함께 어울리는 ‘통합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 ‘천사데이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천사가 펼치는 천사데이라고나 할까요?

천사(天使)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배화교 등 거의 모든 종교에 등장합니다. 불교와 힌두교에도 비슷한 존재가 있지요. 천사는 신(神)의 사자(使者)로서 신의 심부름을 하고 인간세상을 보호하죠. 영어 ‘엔젤(Angel)’은 전령(Messenger)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천사에 9등급이 있다고 하며 각각 역할이 다릅니다. 유명한 가브리엘은 예언의 전령, 미카엘은 전사(戰士)이고 라파엘은 ‘치유하는 천사’이지요. 우리나라에는 라파엘이 들어간 의료기관이나 봉사단체가 많습니다. 콩팥질환의 명의인 안규리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의대와 가톨릭대의대 등의 의사들이 중심이 된 의료봉사단체 ‘라파엘 클리닉’의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지요.

지금은 천사하면 많은 사람이 날개 달린 젊은 여성이나 아기의 모습을 떠올리는데, 성경에는 평범한 성인남성의 모습을 하거나 아예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러 많은 눈과 날개가 있는 모습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습니다.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는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나오다가 중세 유럽에 날개가 달리는데 중동 제국의 정령(精靈) 이미지가 섞였기 때문이라네요. 이때 대천사 가브리엘은 우아한 남성, 미카엘은 전사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근세 이후에 날개 달린 아기의 모습이 나오는데, 르네상스 시대에 그리스 로마신화의 에로스에서 연유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천사 대신 선녀(仙女)였지요. 모든 나무꾼이 탐내는 그 옷이 날개 역할을 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때까지 천사(天使)하면 천자(天子)의 사자(使者), 즉 중국 사신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오늘은 ‘천사데이’이면서 이탈리아 아씨시의 성(聖) 프란체스코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는 ‘바보 성자’ ‘미치광이 성자’로 불린 성인입니다. 귀족 가문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남루한 단벌옷으로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대끼며 살았습니다. 말년에는 눈이 멀고 손발에 병이 생겨 고통 속에서 신음하면서도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도왔습니다. 그는 젊었을 때 한량으로 살다가 마태복음 구절을 접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구절은 “너희가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는 예수의 말씀이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해와 달과 새들과 짐승, 꽃들을 “형제자매”로 불렀다고 합니다. 온 피조물에게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한 것이지요. 그래서 ‘동물의 수호성인’으로도 불립니다. 미국의 미항 샌프란시스코의 도시명은 이 성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요.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이 지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전기 ‘바보별님’은 추기경이 평소 좋아한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여러분 모두 이 기도문처럼 오늘 하루 천사가 되시기를 빕니다.

“나를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가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게됨을 깨닫게 하소서. ”

천사가 되는 7가지 방법

①쓸 수 있는 헌옷, 가방 등은 재활용품 수거함에 버리는 것을 생활화한다.
②매사에 감사하고 그날 고마웠던 일을 기록하며, 선행을 하는 위인의 영화나 책을 본다.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몸이 따라온다.
③아름다운 가게나 구청의 나눔장터 등에 물건을 기증하거나 그곳에서 물건을 산다.
④자선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소액이라도 기부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031-861-1004. http://www.hope1004.org)을 찾는 것도 좋을 듯.
⑤모교나 자녀의 학교에 필요한 물건을 기증한다.
⑥종교단체나 사회단체를 통해 기부 또는 봉사활동을 한다.
⑦가족이 함께 구청이나 각종 단체에서 주관하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제 126호 ‘세브란스의 기부’ 참고>

오늘의 음악

오늘은 천사와 관계있는 노래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천사의 목소리’로 유명한 리베라 합창단의 ‘Sanctus’, 엔야의 ‘Voices of Angels’, 사라 맥라클란의 ‘Angel’, 에어로스미스의 ‘Angel’, 쥬시 뉴튼의 ‘Angel of the Morning’이 이어집니다.

♫ Sanctus [리베라] [듣기]
♫ Voices of Angels [엔야] [듣기]
♫ Angel [사라 맥라클란] [듣기]
♫ Angel [에어로스미스] [듣기]
♫ Angel of the Morning [쥬시 뉴튼]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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