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LP도 어느덧…

[이성주의 건강편지]LP가 첫선을 보인 날

음악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LP도 어느덧…

1948년 오늘(621) 미국의 콜롬비아 레코드사가 두 장의 음반을 선보였습니다.

한 장은 프랑크 시나트라의 히트곡을 모은 것이었고 다른 한 장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64번이었습니다. 콜롬비아는 이 음반에 LP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Long Play, 즉 오래 들을 수 있는 레코드였지요.


이전의 레코드판은 1898년 독일의 그라모폰 사가 만든 SP판이었습니다. SP(Standard Play) 판은 지름 25~30㎝의 크기에 1분에 78회 도는 음반이었습니다. 3~5분짜리 음악밖에 담지 못했고 소재가 동물성 천연수지인 셀락이어서 잘 깨어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RCA 빅터 사는 좀 더 오랜 음악을 담기 위해 1930년대 셀락 소재의 LP를 선보였지만 조악한 음질 때문에 제조를 중단했지요.

그런데 48년 콜롬비아사가 획기적인 LP판을 선보였습니다. LP 30㎝ 크기에 1분에 33 3분의1 바퀴를 돌면서 30분 동안 깔끔한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이로써 노래 한 두 곡을 담는 싱글판은 SP, 여러 개의 노래 또는 음악을 담는 앨범은 LP로 정착이 됐지요.


콜롬비아에게 ‘한 방’ 먹은 RCA 빅터는 이듬해 17㎝ 짜리 EP(Extended Play)를 선보여서 기존의 SP를 대체했지만 말입니다. EP SP에 비교해 맥시싱글이라고 불렸는데, 요즘은 12㎝ 짜리 CD도 그렇게 부른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런 싱글CD가 많습니다.


LP
의 등장으로 대중음악에서도 한 앨범의 통일성이 강조됐지요. 여러 개의 노래들로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하는 시도도 빈번했는데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톱 200’에 무려 741주 동안 올라와 있었던 핑크 프로이드의 ‘Dark Side of the Moon’이 대표적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상업적 이유 때문에 싱글판은 판매되지 않았고, LP판도 한동안 지극히 대중적인 음반만 살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은 ‘빽판’이라는 해적판으로 비대중적인 음악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0
년대부터 CD에 밀린 LP가 다시 일부 매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LP CD든 대중에게는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는 중이지요. 휴대전화나 MP3로 음악을 듣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앨범의 의미도 퇴색돼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에도 편식이 좋지 않다고 믿습니다. 기분에 따라서 상쾌한 음악도, 또 은은한 음악도 좋습니다. 비싼 오디오나 레코드 형식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MP3나 휴대전화로 짧은 음악만 찾는 유행은 달갑지 않지만, 버스나 지하철 속에서 이어폰 사이로 좋은 음악이 새어나올 때에는 누군가 좋은 책을 읽는 것을 발견했을 때만큼이나 가슴이 설렌답니다.


음악은 어쩌면 인류의 특징인지도 모릅니다. 고등문명의 외계인도 인류의 음악 사랑을 희한하다는 눈으로 쳐다볼지 모르지요. 공자는 주()나라의 음악을 듣고 몇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어버렸다고 했지요興於詩(흥어시) 立於禮(입어례) 成於樂(성어악)이라고 해서 음악을 통해 비로소 인격을 완성한다고 말했지요. 정신분석학에서도 운동과 음악이 무의식의 갈등을 승화할 가장 좋은 길이라고 보고 있고요.

오늘 저녁에는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감상하시기를 빕니다. 하지(夏至) 저녁, 좋은 음악으로 긴 하루를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더위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온화한 선율로 다스리시기를∙∙∙.

음악으로 심신의 건강 챙기는 7가지 방법

①정신적으로 힘들 때에는 아침에 왈츠나 밝은 재즈나 팝음악, 요들송 등 밝은 음악을 듣는다.

②저녁에 귀가해서는 가급적 기분에 맞는 음악부터 듣는다. 슬플 때에는 슬픈 곡, 기쁠 때에는 신나는 음악으로 마음을 푼다.

③우울할 때에는 애조를 띤 음악으로 기분을 동조시키고 차차 밝은 곡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통해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하이든의 ‘천지창조’,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 야나체크의 ‘청춘’ 등이 해당.

④스탄 겟츠의 색소폰 음악이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베토벤의 ‘전원’, 드뷔시의 ‘바다’ 등 은은한 음악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심지어 혈압까지 낮춘다고 한다.

⑤베토벤 또는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이나 하이든의 ‘농담’ ‘종달새’,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요한 시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 경쾌하거나 부드러운 곡은 위장 장애를 비롯한 스트레스 병을 고치는 효과가 있다.

⑥이어폰을 통해서 보다는 가급적 스피커를 통해 듣는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통해 들을 때 난청 방지를 위해 1시간 이상 듣지 않는다.

⑦자신의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먼저 세계 첫 LP로 소개됐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My Way’를 세계 3대 테너의 목소리로 준비했습니다. 다음으로 야사 하이페츠가 보스턴 심포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멘델스존 피아노협주곡 E단조를 들려줍니다. LP음반이 배경화면으로 나오는, 핑크 프로이드의 ‘Money’가 이어집니다. 이어서 핑크 프로이드의 또 다른 대표곡 ‘Another Brick in the Wall’과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이들과 쌍벽을 이뤘던 킹 크림슨의 ‘Epitaph’를 준비했습니다.

♫ My Way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듣기]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야사 하이페츠] [듣기]
♫ Money [핑크 프로이드] [듣기]
♫ Another Brick in the Wall [핑크 프로이드] [듣기]
♫ Epitaph Live [킹 크림슨]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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