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옥시토신은 사랑의 편지

[이성주의 건강편지]여성의 날에

여성호르몬 옥시토신은 사랑의 편지

오늘(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KBS2 개그콘서트의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이 “세계여성의 날만 있나, 남성의 날도 정하라”고 고함칠지 모르겠지만 아직 섹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대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는 대사가 적용된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마침 어제 우리는 부산에서 가엾은 여학생이 또 희생됐다는 비보(悲報)를 접해야 했습니다.

여성의 날은 원래 정치, 노동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1910년 독일의 여성 노동운동 지도자였던 클라라 제트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이듬해 첫 행사가 치러졌습니다. 초기 여성의 날은 3월19일이었는데, 이 날은 결국 허언으로 끝났지만 프러시아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4세가 여성 참여권을 약속한 날입니다.

1913년부터 3월8일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뉴욕의 의류회사 트라이앵글에서 여성근로자 140여명이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일하다 화재로 숨진 사건 때문에 여성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이죠. 세계 여성의 날은 1930년대 이후에는 명맥만 유지하다가 60년대 여성운동이 불꽃을 피우면서 다시 세계 각국으로 확산됩니다.

의학적으로 여성(女性)을 여성스럽게 만드는 것은 난소나 체지방 등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트로겐, 난소와 뇌 등에서 만들어지는 프로게스테론,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 등 여성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은 남성, 여성호르몬은 여성에게만 있다고 아는 사람도 있던데 두 호르몬은 남녀 모두에게 있습니다.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떨어지지만 남성호르몬의 변화는 미미합니다. 이 때문에 중년이 되면 ‘용감한 아줌마’가 되곤 합니다. 남성이 중년 이후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높아져 소심해지고 잘 삐치는 반면, 여성은 웬만한 일에는 ‘그만한 일 갖고…’하며 대범한 태도를 보이지요. 한편 모주망태는 간이 늘 지쳐 에스트로겐을 정상적으로 대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슴이 축 늘어지고 감정이 약해지는 ‘여성화’에 빠지곤 한답니다.

요즘에는 특히 옥시토신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옥시토신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자궁근육을 수축시켜 분만을 가능케 하고 젖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입니다. 또 자식에게 무한한 모정을 느끼게 만든다고 해서 ‘자식사랑 호르몬’으로 불리죠. 최근에는 이 호르몬을 자폐증 환자에게 투여하면 사회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입증돼 ‘유대 호르몬’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모성애는 이런 생물학적 산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여성이 임신하고 출산하면 ‘유대 호르몬’ ‘사랑 호르몬’이 번져나간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러 여건들이 출산조차 가로막고 있으니 이것 때문에 사회가 더 삭막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여러분은 ‘옥시토신 사랑’의 은혜를  입었겠지요. 오늘 여성의 날에 어머니와 아내에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시는 것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미래의 어머니인 딸에게도 문자 메시지 하나 띄워주는 것도.

여성분들은 자신의 소중한 여성성, 사랑하고 보호하는 위대한 본성에 대해서 생각하시는 하루가 되기를 아울러 빕니다.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의 연령별 건강 중점 체크 포인트

▽19∼39세
①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물과 과일주스를 자주 마신다.
②한 가지 이상의 운동에 취미를 붙인다.
③비만의 조짐이 보이면 ‘식사 일기’를 써서 체중관리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
④음식은 식탁에서만 먹고 군것질을 삼간다.

▽40∼64세
①1년에 한 번은 정기검진을 받는다.
②폐경기 여성은 콩을 듬뿍 먹고 명상을 통해 마음을 조절한다.
③골다공증에 특히 유의해 가능한 한 자주 걷는다.
④자신에게 맞는 영양보충제를 복용한다.

▽65세 이상
①병원에 가서 복용하는 모든 약에 대해 ‘약물사용 평가’를 받는다. 부적절한 약을 복용해 간이나 위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
②낙상, 운동 부상 등 사고에 주의한다.
③놀이, 독서 등을 통해 뇌를 계속 써서 치매를 예방한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여자와 관련한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존 레넌의 ‘Woman’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Woman in Love’입니다. 지금 힘든 상태에 있는 아내를 돌보고 있는 제 후배가 신청한 ‘You Raise Me Up’을 베키 테일러의 음성으로 듣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869년 오늘 세상을 떠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1악장 ‘꿈과 열정’ 전반부를 준비했습니다.

♫ Woman [존 레넌] [듣기]
♫ Woman in Love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듣기]
♫ You Raise Me Up [베키 테일러] [듣기]
♫ 환상교향곡 1악장 전반부 [베를리오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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