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은 지성의 토대 위에서 꽃핀다

진눈깨비 속에서 졸업식이다
붉고 큰 꽃다발 가슴으로 슬프고 기쁜 기념사진을 찍는다
식구들과 한판 벗들과도 한판 그리고 독사진도 한판
발등에서 머리끝까지 밀가루 하얗게 뒤집어쓰고
눈발처럼 키득거리는 놈도 있다 평소에 잡먹듯이 매 맞던 녀석이다
그래도 장차 시대구분할 임자는
이 흥청대는 아이들 중에 있다
내 눈에는 이 튼튼한 장정들의 아침의 나라가 보인다

<안도현의 ‘2월’ 전문>

벌써 경인년 첫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2월의 첫 날이군요. 2월을 뜻하는 영어 ‘February’는 ‘정화(淨化)’를 뜻하는 라틴어 ‘Februum’에서 왔다지요? 여러분 모두 몸도, 마음도 깨끗해지는 2월이 되기를 빕니다.

2월에는 안도현의 시처럼 꼬맹이부터 박사까지 졸업식이 줄을 잇는 달이지요. 제 둘째딸 초록(初綠)이도 초등학교를 졸업한답니다. 저는 졸업식하면 건강편지에서 세 번이나 소개했던 스티브 잡스가 떠오릅니다. 양부모의 헌신으로 리드대학교에 입학하지만 더 이상 뒷바라지를 받기가 부담스러워 자퇴했지요. 결코 졸업식에 가보지 못했지만 쇠퇴하던 애플을 부활시키고나서 스탠퍼드대학교의 졸업식에서 한 그 명연설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잡스는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을 히트시키고 이번에는 전자책과 기존 노트북의 장점을 합친 ‘아이패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는 아이패드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인문학을 거론했습니다. 잡스는 “사람들이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한다”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리드대학을 자퇴하고 청강생 신분으로 서체학(書體學)을 공부한 것이 매킨토시를 낳았다면 사람에 대한 천착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i 혁명을 이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IT 회사들이 새겨들어야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인들이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실용교육이 부족하다고 한탄하지만 저는 인문학의 고사(枯死)가 더 걱정입니다. 창의력과 실용성은 결국 인문학의 토양 위에 꽃피는 것 아닐까요? 대한민국이 교양과 지성, 사람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문화국가가 되기를 꿈꾼다면 지나친 이상주의일까요?

지성인이 되기 위하여

①남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애쓴다.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있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다. 배우지 못하면 자신의 잘못이다.
②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 대화할 때에는 상대방의 눈을 맞추고 긍정의 고갯짓 등을 통해 호응의 마음을 전한다.
③가급적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중간에 말을 자르는 등 결례를 하지 않는다.
④책을 읽거나 남의 얘기를 들을 때에는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어 부지런히 메모한다.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한다.
⑤신문을 제대로 본다.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전에 나와는 무슨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며 본다.
⑥늘 책을 가까이 하고 가족이나 지인과 토론한다. 토론할 때에도 잘 듣는 데 신경을 쓴다. 대체로 무지할수록 비판부터 한다.
⑦주장을 강요하기 보다는 남의 주장을 들어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남의 주장을 자신의 그릇에 담으면 풍족해진다.
<제345호 건강편지 ‘미네르바의 부엉이’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지성과 관계 있는 음악, 포크송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밥 딜런의 ‘Hard Rain’s Gonna Fall’, 존 바에즈의 ‘Diamonds and Rust’, 레너드 코헨의 ‘So Long Marianne’, 닐 영의 ‘Heart of Gold’가 이어집니다.

♫ Hard Rain’s Gonna Fall [밥 딜런] [듣기]
♫ Diamonds and Rust [존 바에즈] [듣기]
♫ So Long Marianne [레너드 코헨] [듣기]
♫ Heart of Gold [닐 영]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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