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끊으면 삶이 밋밋하다고요?

[이성주의 건강편지]금주의 10가지 이익

술을 끊으면 삶이 밋밋하다고요?

술을 끊으면 인생이 바뀐다. ‘술 권하는 한국 사회’에서 “너만 잘 살려고 하느냐”는 핀잔을 듣는 어색함을 극복해야 하는 난관이 있기는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으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단절이 없으면 색다른 것을 얻는 변화를 꾀할 수 없다.

술을 끊으면, 아니 부득이할 경우 분위기를 살릴 정도로 최소한으로 마시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제2의 인생이 펼쳐진다. 과음으로 찌든 피곤한 삶이 활기에 넘치는 젊은이의 삶으로 바뀐다.

술을 끊음으로서 누릴 수 있는 좋은 것을 스스로 느껴보는 것, 그것은 또 하나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부터 술 없는 인생을 살아보자. 술을 끊으면 좋은 10가지 이유를 전파하면서 말이다.

첫째 술을 끊으면 무엇보다도 돈을 아낄 수 있다. 단순히 술값을 절약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술 마실 때 큰돈을 쓰게 되는 것은 대부분 술이 술을 먹는 단계에 이르러 ‘한방 쏘는 것’이다. 술을 끊으면 이렇게 헛되게 사라지는 돈을 굳힐 수 있다. 또 자정이 넘어 귀가할 때와 아침에 서둘러 출근할 때 택시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과음한 이튿날 사우나에 가서 쓰는 돈도 지출항목에서 제외된다. 과음으로 인한 과다지출이 얼마나 될지는 술을 많이 마셔본 사람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둘째 술을 끊으면 하루 24시간이 무척 길어진다.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저녁 약속은 대부분 1차로 끝난다. 이르면 9시, 늦어도 10시30분 정도면 귀가할 수 있다. 이때부터 1~3시간 정도 책을 보거나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술기운이 없는 가벼운 몸과 맑은 정신으로 글을 읽거나 사색할 수 있다. 허겁지겁 택시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보너스다. 술에 절어 살 때는 나는 시간의 노예였지만 술을 끊은 이후에는 시간의 주인이 된다.

셋째 업무 차질이 줄어든다.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로 출근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억지로 출근한 뒤에도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상사나 동료 눈치를 보다가 사우나를 가거나 조퇴한다.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 숫자나 표현이 틀려 업무를 망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넷째 술로 인한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나중에 후회하는 실수는 대부분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경우에 일어난다. 음주 운전에 걸리거나 사고를 일으키고, 과격한 언쟁으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알코올이 없는 상태에선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술기운 때문에 이성을 잃고 저질렀던 수많은 후회와 죄책감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

다섯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금주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금주로 인해 많아진 시간과 절약한 돈으로 외국어 학원을 다니거나 그림그리기 또는 악기를 배우러 다닐 수 있다.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다시 의대 공부를 해 의사가 되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보람 있는 삶을 준비할 수도 있다.

여섯째 가정의 회복이다. 술을 마시지 않아 귀가가 빨라짐으로써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갈등도 있겠지만 점차 무너진 가정 내 커뮤니케이션이 회복되고 가족을 재발견할 수 있게 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과거에만 있었던 죽은 말이 아니라 지금과 미래에도 적용되는 살아 있는 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곱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과음은 만병의 근원이다. 간질환이나 심장질환 및 당뇨병 같은 성인병의 대부분은 과음과, 과음에 따른 과식 및 운동부족 등에 의한 것이다. 과음으로 건강을 잃으면 소중한 것도 모두를 잃는다. 가정과 사회적 지위는 물론 하나 밖에 없는 목숨까지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금주는 빨간불이 켜진 나의 건강을 파란 불로 바꿔주는 절대불가결의 조건이다.

여덟째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건강을 회복함으로써 맑은 피를 유지하게 되어 헌혈할 수 있다. 금주로 절약한 돈으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할 수 있다. 연말연시에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따듯한 먹거리와 잠자리 및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줄 수 있다. 과음 때문에 소모적인 싸움을 벌여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대신에 칭찬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말을 함으로써 인간관계와 사회를 밝게 할 수 있다.

아홉째 자신감의 회복이다. 과음으로 인해 쓸데없는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후회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사오정이나 오륙도를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노후에 대비할 수 있다. 잘못을 최소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맡은 일을 당당하게 처리할 수 있다. 자신감의 회복은 인생의 성공으로 연결된다. 과음의 함정에 빠져 수없이 많은 나쁜 일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좋은 일이 좋은 일을 몰고 오는 성공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열째, 진짜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술을 끊으면 ‘술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그저 술 마시는 것만이 목적인 친구들을 진짜 친구로 여기던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의리 있는 사람들’은 주위에 남는다. 그들이야말로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진짜 친구들이다. 



                                                                                    
                                                                               홍찬선(MTN 보도국장)

애주가에게 절주는 불가능한 꿈

주위에서 술을 끊은 사람을 자주 봅니다. 며칠 전 어느 신문사 임원과 점심 자리에서 금주에 대해 얘기가 나왔는데, 홍찬선 머니투데이방송 보도국장의 글에 대해 얘기를 듣고 원고를 부탁했습니다. 홍 국장은 저처럼 동아일보 출신이기도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건강비법으로 절주(節酒)를 얘기하지만 술꾼의 상당수는 절주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알코올 중독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남궁기 교수의 설명입니다. 뇌에서 충동조절 부위가 고장 나서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남궁 교수는 “애주가는 대부분 사업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변명일 뿐”이라며 “술을 끊으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 절감할 수 있다”고 단언하더군요. 사실 술에 대해 관대하면서 음주운전을 비롯한 음주사고를 처벌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지요. 술에 대해 엄격한 사회가 돼야 할 듯합니다. 다음은 금주의 또 다른 이점 10가지.

①‘몸망침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술, 담배, 스트레스, 운동부족은 서로가 서로를 부른다. 술을 끊으면 나머지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흡연자는 담배를 완전히 끊기 쉬워진다.
②좋은 꿈을 꿀 수가 있다. 알코올은 숙면을 방해한다.
③부부관계가 좋아진다. 술은 성기능 감퇴의 주원인이다.
④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술꾼들은 스트레스나 골칫거리가 생기면 술로 푼다. 결국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문제의 원인을 다른 데 돌리기 십상이다.
⑤남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가 있다. 술을 마시면 듣기보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⑥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술 때문에 필름이 끊기는 데 계속 술을 마시면 치매 위험이 껑충 뛴다.
⑦판단력이 좋아져서 업무성과가 좋아진다. 명정한 정신에서 일을 보면 업무 효율이 쑥쑥 올라간다. 선진국에서는 조직의 리더가 절대 취해서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⑧사회가 깨끗해진다. 불륜, 향응 등은 대부분 술자리와 연관돼 있다.
⑨삶이 풍부해진다. 애주가들은 “술 안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는다. 술 마실 시간에 음악, 미술, 서예, 독서, 운동 등을 하면 오히려 단조로웠던 삶이 재미있어진다.
⑩신체의 병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술은 우울증과 자살의 주요원인이기도 하다.

오늘의 음악

술 하면 떠오르는 음악가 두 사람의 음악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는 악성 베토벤입니다. 러시아의 요정 같은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의 연주로 ‘엘리자를 위하여’와 ‘월광소나타’를 준비했습니다. 이어서 보드카 40여 잔을 마시고 숨진 드러머 존 보냄의 소속그룹 레드 제플린의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엔돌핀발전소>에서는 빌헬름 켐프의 ‘월광’과 이보 포고렐리치의 ‘엘리자를 위하여’ 등도 들을 수 있습니다.

♫ 엘리자를 위하여 [발렌티나 리시차] [듣기]
♫ 월광 1악장 [발렌티나 리시차] [듣기]
♫ Fool in the Rain [레드 제플린] [듣기]
♫ Kashmir [레드 제플린] [듣기]
♫ Stairway to Heaven [레드 제플린]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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