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키우지 않는 사회

오늘은 ‘성년의 날’입니다. 1985년부터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하다 보니 올해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의 날’과 겹쳤군요.

오늘은 시인 서정주(1915년)와 소설가 이문열(1948년)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지만,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1872년)의 탄신일이기도 합니다.

혹시 ‘러셀의 칠면조’라고 들어봤습니까?
우리 지식의 한계에 대해서 지적한 것입니다.

한 농장에서 주인이 매일 오전 6시와 오후 6시에 칠면조들에게 먹이를 주자 한 ‘똑똑한 칠면조’가 법칙을 세웁니다. 매일 6시에 주인이 오면 식사시간이다. 그러나 그 법칙을 세우는 순간 칠면조는 법칙이 틀렸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해야만 했습니다. 그날이 추수감사절이어서 주인이 그 칠면조를 만찬 식탁 위에 올린 것이죠.

이 비유는 경험에 따라 내린 ‘귀납법’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가리킨 것입니다.

지식의 근거로 ‘까마귀는 검다, 검은 것은 희지 않다, 고로 까마귀는 희지 않다’는 식의 연역법이 있는데, 이 연역법도 대전제는 귀납에 근거하기 때문에 모든 지식은 100% 옳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성년의 날에 러셀 얘기를 하는 것은 사람의 한계를 깨닫는 것이 인간이 홀로 서는 데 전제조건이 아닐까 해서입니다. 홀로 선다는 것, 성인이 된다는 것은 부족한 성인끼리 서로 도우며 산다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가정교육은 사람을 키워서 독립적인 인격을 만드는 것에는 소홀해진 듯합니다. 첫째,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자식만 잘되라고 가르칩니다. 둘째, 그러니까 성인이 된 자녀가 홀로 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대학 시간표도 어머니가 짜주고, 직장 면접도 어머니가 준비합니다.

최근 한 언론사 기자에게서 들었더니 한 수습기자가 밤에 엄마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취재를 다녀 모두가 놀랐다고 하더군요. 또 한 수습기자가 사표를 냈더니 엄마가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애가 철이 없어서 그러는데, 편집국장님이 와서 좀 달래주면 안되겠냐”고 했다고 하고요.

오늘은 성년의 날에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어엿한 성인으로 키울까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아이를 서로 돕는 독립적인 인격으로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어른이 돼야겠지요?

어른을 키우는 가정교육

①TV를 없애고 가족끼리 책을 읽으며 얘기를 나눈다.
②아버지가 바뀌어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교 때까지는 같이 땀 흘리고 시범을 보이는 ‘코치’와 같은 존재가 돼야 하고, 청소년 때에는 성문제 폭력문제 등에 대한 상담가가 돼야 한다. 자녀가 어른이 되면 독립된 인격으로서 친구와 같은 관계가 돼야 한다.
③자녀의 말을 경청한다. 부모는 옳고 자녀는 틀리기 쉽다는 생각부터 접어둔다.
④가족의 생일, 혈액형, 친구, 자녀의 반과 담임선생님의 이름 등 가족의 신상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⑤가족이 함께 거실이나 마루, 큰방 등에서 한 이불을 덮고 얘기하면서 자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번은 갖는다.
⑥물질적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 늘 고민한다.
⑦달리기, 영화 보기, 낚시 등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⑧자녀가 부모의 생일 때 상을 차리게 하는 등의 효를 실천시키며 가족사랑을 확인한다.
⑨결혼반지나 특별한 옷 물려주기 등의 문화를 만든다.
⑩가족끼리 편지, 이메일을 자주 교환한다. 특히 부모의 진심이 담긴 편지는 자녀를 감동시키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의 효를 끌어올린다.

오늘의 음악

1911년 오늘은 체크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구스타프 말러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그의 대표곡이라 불릴 만한 교향곡 5번 중 1악장과 영화 ‘베니스의 죽음’의 주제음악인 4악장 아다지에토를 준비했습니다. 1악장은 클라우디오 아바도, 4악장은 주빈 메타가 지휘합니다. 마지막으로 ‘성년의 날’에 어울리는 노래로 폴 앙카의 ‘Papa’를 준비했습니다.

♫ 교향곡 5번 1-1 [말러] [듣기]
♫ 교향곡 5번 1-2 [말러] [듣기]
♫ 교향곡 5번 4악장 [말러] [듣기]
♫ Papa [폴 앙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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