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메타나는 환청으로 청력을 잃고 명곡을 작곡했다

아직 겨울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겨울이라고 부르기엔 어색한 날입니다. 우수가 지나고 경칩은 눈앞에 있으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해야겠지요?

지난 주말에 봄을 재촉하는 음악을 추천하면서 베드리히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강을 소개했었는데, 1824년 오늘은 그 스메타나가 태어난 날입니다. 스메타나는 아시다시피 ‘체크의 안익태’라 할 수 있는 국민음악가입니다. 어느 정도이냐 하면, 매년 5월에 체크의 수도 프라하에서 ‘프라하의 봄 음악제’가 열리는데, 전야제는 항상 체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전곡이 연주됩니다.

스메타나는 자식이 음악가가 되기를 극구 반대한 양조업자의 17녀 1남 중 외아들이었습니다(놀라운 번식력이죠?). 그는 오스트리아의 식민 상태에 있던 조국의 독립을 위해 민족운동의 선봉에 선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프라하에 체크국민극장의 전신인 임시극장이 세워지자 ‘보헤미아의 브란덴부르크가’ ‘팔려간 신부’ 등의 오페라를 상연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나의 조국’은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고 명곡을 잇따라 작곡한 것처럼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작곡했다고 합니다.

여러 기록에 따르면 딸부자 집에서 큰 스메타나는 아름다운 피아니스트 카테르지나 콜라르조바와 결혼해서 네 딸을 낳았지만 세 딸은 아기 때 병에 걸려 숨지고 아내 역시 결혼 7년 만에 폐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를 떠났습니다. 아내를 지극히 사랑했던 스메타나는 극도로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환청(幻聽)을 호소하다가 청각마저 잃습니다. 귀가 전혀 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귀에서 나는 요란한 폭포 소리와 싸우며 ‘나의 조국’과 ‘나의 생애로부터’의 두 곡을 작곡했습니다.

스메타나의 병은 한때 정신분열병으로만 알려졌는데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환청과 환상이 나타나면 곧 정신분열병으로 진단했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우울증과 조울병도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며칠 전이 기일이었던 동물학자 로렌츠가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며 더 중요한 반쪽을 잃은 샴쌍둥이 신세”라고 한탄하다 세상을 떠난 것처럼, 스메타나도 아내의 빈 곳에 가슴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다 환청이 왔다고 합니다.

스메타나가 우울증이나 조울병 탓에 괴로워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정신분열병이 왔는지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뇌의 병마(病魔)에 신음하며 지은 음악이 우리의 정신을 평온하게 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참입니다. 그가 지금 태어났으면 ‘뇌의 독감’을 치유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잠시 안타까움에 젖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의지만으로 혈당을 제어할 수 없듯, 뇌에 이상이 생긴 우울증 환자 역시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병을 이길 수 없습니다. 누군가 옆에 그런 사람이 있거나 본인이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말에 어느 신문에 나왔더군요. 미루는 것이 현대인의 또다른 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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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조울병은 정신과 의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입니다. 이에 앞서 코메디닷컴의 테스트를 통해 우울증 가능성을 먼저 체크해보세요. 의심스럽다고 나오면 미루지 말고 병원으로 가세요. 지금 보니 코메디닷컴 조울병 테스트가 약간 부정확한데, 조울병이라고 해서 조증과 울증이 되풀이되기만 하지 않습니다. 울-울-울-조가 울-조-울-조보다 훨씬 많고 우울증이 계속 되다 약간 들뜨는 경조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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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우선 ‘나의 조국’ 중 몰다우 강을 들어야겠죠? 코메디닷컴의 엔돌핀발전소에는 허버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음악도 있지만,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라파엘 쿠벨리크가 지휘하고 체크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몰다우, 아니 체크말로 블타바를 준비했습니다. ‘나의 조국’에서는 쿠벨리크가 최고인 듯합니다. 이어 1948년 오늘 태어난 래리 칼턴이 리 릿나워와 함께 연주하는 ‘Room 365’, 1961년 오늘 태어난 존 본조비가 이끄는 그룹 ‘본 조비’의 ‘Living on a prayer’, 1977년 오늘 태어난 크리스 마틴이 이끄는 그룹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를 준비했습니다.

♫ 블타바 강 [라파엘 쿠벨리크] [듣기]
♫ Room 335 [칼턴 & 릿나워] [듣기]
♫ Living on a prayer [본 조비] [듣기]
♫ Viva La Vida [콜드플레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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