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과 온기를 함께 입으세요

[이성주의 건강편지]장갑과 내복

온정과 온기를 함께 입으세요

‘다른 세상의 달’ ‘침묵하는 달’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무소유의 달’….
인디언 부족마다 다르게 부르는 12월의 이름이랍니다.

아침 공기가 차갑죠? 12월이 깊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종종걸음으로 걷네요. 그러나 주머니에 손 넣고 뒤뚱뒤뚱 걷지는 마세요. 보기에도 흉하지만, 넘어져서 다치기 십상입니다.
겨울에는 멋도 좋지만, 건강 패션에도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목도리는 오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목도리를 두르면 체온이 2도까지 올라가고, 약간 덥다 싶으면 웃옷 위에다 걸쳐 멋을 내면 되니까요.

내복은 촌스럽다고 안 입는 분이 많지만, 장점이 많답니다. 요즘 내복은 얇으면서도 보온성과 디자인이 강화돼 입을 만합니다. 특히 와이셔츠 입을 때 러닝셔츠를 입으면 속옷의 선이 보이지만, 내복은 그렇지 않아 좋던데요.
또 관절염 환자가 내복을 입으면 관절을 보호할 수 있고, 골다공증 환자는 낙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내복을 입으면 2~3도의 보온효과가 있고 이를 통해 실내온도를 낮춰 난방비를 20%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온 국민이 내복을 입으면 한 해 1조 5000억 원 어치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그 돈으로 이 겨울 더욱 추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다 기름을 덜 써 공기가 깨끗해지니까 일석삼조라고나 할까요?

장갑도 여러 장점이 있답니다.
한방에서는 겨울에 손이 차면 기(氣)의 흐름이 방해받으며 손에는 폐, 대장과 관련한 경혈이 있으므로 가급적 겨울에 손을 따뜻하게 하라고 권합니다.

무엇보다 장갑을 끼면 팔이 자유로워져 ‘파워 워킹’이 가능해집니다. 추운 날씨에 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을 외투나 바지 주머니에 넣고 어깨를 구부정하게 걷기 쉽죠. 마음도 위축됩니다. 게다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면 빙판길이나 눈석임물에 미끄러졌을 때 ‘손 쓸 수 없는’ 상황을 만나기 십상입니다.

장갑이나 내복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 좋습니다. 옛날 어릴 적 겨울은 왜 그리 추웠던지…. 아이들의 옷소매마다 콧물 자국에 땟국물이 시꺼멓게 낀 것이 자연스러웠던 그 시절, 어머니가 짜준 벙어리장갑은 사랑의 난방장치였죠. 남자친구를 위해 장갑을 뜨개질하던 아가씨의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던가요? 빨간 내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많은 부모님들이 첫 자녀가 첫 월급날 사준 빨간 내복을 받으며 입가를 귀에 거셨던가요?

이번 겨울은 목도리, 내복, 장갑 잘 챙겨 따뜻하게 보내세요. 차가운 겨울바람이 시샘할 온정도 느끼면서요. 똑또독 나무가지가 부러지는 달에 말입니다.

겨울 건강 패션 연출법

고혈압 환자나 늘 피로하고 뒷목이 뻐근한 사람, 뇌중풍 또는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보온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30, 40대 뇌중풍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술 마신 뒤 ‘필름’이 자주 끊기는 모주망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땀이 잘 흡수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겹겹이 입도록 한다.
○인체의 열과 수분은 30% 이상이 머리를 통해 빠져 나가므로 모자만 써도 보온에 도움이 된다. 특히 노인들에겐 필수적이다.
○고혈압 환자가 겨울에 넥타이를 너무 꽉 매면 목동맥이 압박돼 뇌중풍의 위험이 높아진다. 손가락 한 개 정도가 들어가게 매고 와이셔츠 맨 위 단추는 풀어주는 것이 좋다.
○여성은 치마보다는 바지 정장을 입는 것이 좋다.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천연섬유나 순면 소재의 옷을 입도록 한다. 정전기 방지 처리 표시가 돼 있는 옷이나 구두를 선택하고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치마나 바지가 몸에 달라붙거나 말려 올라가 곤란을 겪곤 하는 사람은 미리 다리에 로션을 발라 놓으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10분 이상 걷는 사람들은 뒤뚱거리며 넘어지지 않도록 롱코트보다는 반코트나 잠바를 입으면 좋다. 고어텍스 소재는 땀은 밖으로 내보내고 다른 수분이 침투하지 않으므로 겨울철 외투로는 적격이다. 모자가 달린 고어텍스 소재의 파카를 사 놓으면 눈이나 비가 올 때 특히 유용하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환자는 털이 많이 날리는 앙골라 소재의 옷은 피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 장애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므로 꽉 조이는 스타킹이나 속옷, 바지 등을 피하고 가급적 헐렁한 옷을 입는다. 감각이 둔해 동상이나 염증을 잘 못 느끼고 이 때문에 발이 썩을 수 있는 만큼 하이힐이나 조이는 신발을 피하고 하루 두 번 이상 양말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노인은 낙상에 대비해 너무 두꺼운 옷 대신 내복에다 여러 겹을 겹친다. 외투나 바지는 누비옷처럼 부드럽고 푹신한 옷이 좋다.

오늘의 음악

1915년 오늘 태어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후회하지 않아요’와 ‘파리의 하늘 아래’를 준비했습니다. 1944년 이날 태어난 앨빈 리가 이끈 록그룹 ‘10 years after’의 대표곡 ‘I’d love to change the world’가 이어집니다.

♫ 후회하지 않아요 [에디트 피아프] [듣기]
♫ 파리의 하늘 아래 [에디트 피아프] [듣기]
♫ I’d love to change the world [10 years after]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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