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기쁘게 하는 본능이 번지는 겨울

1632년 오늘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루크 스피노자가 태어난 날입니다.(오른쪽 그림은 클림트의 ‘사과나무’)
 
스피노자는 ‘사과나무의 철학자’, 생계를 위해 평생 안경알을 갈며 산 ‘은둔의 철학자’, 만물에 깃든 신성(神性)을 관조한 ‘신비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 철학계에서는 20세기 후반부터 스피노자의 철학을 재조명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스피노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했던 철학자였던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의 생각을 요약하면,

►만물은 자신의 역량에 따라 존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이런 본능적 의지 또는 욕망을 ‘코나투스(Conatus)’라고 한다.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나 신의 복사판이 아니라 코나투스를 가진 존재이다.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추구하고 해로운 것을 피한다.
►감정도 코나투스와 관계가 있다. 기쁨이란 자기보존 욕망이 실현돼 자기가 더 커질 때 느끼는 감정이고, 거꾸로 슬픔은 자기보존 욕망이 방해받아 자기가 더 작아질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인간은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다. 인간의 ‘명예욕(Ambition de gloire)’은 자신의 기쁨 뿐 아니라 타인이 기뻐할 일을 찾고자 노력한다.
►사회성의 토대는 공동선의 이념을 형성하도록 만드는 명예욕이다. 국가 또는 사회는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계약이 아니라 감정모방의 메커니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스피노자는 우주의 삼라만상에는 저마다 고유한 존재의지가 있고, 비록 내일 인류가 멸망하더라고 그 코나투스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어려운 얘기인가요?
올 겨울에는 남을 기쁘게 하면서 느끼게 되는, 인간 본성인 ‘명예욕’이 전염병처럼 퍼져, 추운 겨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사람마다 내일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가지 선행을 한다면, 내일 인류가 멸망할 일도 없어지겠지요. 이런 본능에 충실할 때 자신도 건강해진다는 것, 몇 번이고 말씀 드렸죠? 

스피노자 밑줄 긋기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모든 것 중에서 최선은 부귀, 명성, 쾌락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사람은 이 세 가지에 너무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좋은 것은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면 생각이 모두 다르다. 당신의 의견이 비록 옳아도 무리하게 남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사람은 모두 설득 당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의견이란 못질과 같아서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자꾸 앞이 들어갈 뿐이다. 진리는 인내와 시간에 따라 저절로 밝혀질 것이다.
○음악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좋지만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그러나 귀머거리에게 음악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자만심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 데에서 생기는 쾌락이다.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람이란 죽음보다 삶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증오라는 것이 사랑에 의해 완전히 정복되면 사랑으로 바뀐다. 그와 같은 사랑은 증오에 의해 선행되지 않았던 어떤 사랑보다도 훨씬 위대하다.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좀처럼 되지 않아 조바심을 내는 사람은 옆에서 치켜세우는 겉치레에 더 잘 속아 넘어간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운명에 대해서 생각한 날이니 베토벤의 운명을 준비했습니다. 지휘자 아르투르 토스카니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모델이라고 하죠? 레어 버드의 ‘동정(Sympathy)이 뒤를 잇습니다.

♫ 운명 1악장 [토스카니니] [듣기]
♫ Sympathy [Rare Bird]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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