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 도둑맞은 날 승리 도둑 맞았어도

[이성주의 건강편지]뭉크의 절규

절규 도둑맞은 날 승리 도둑 맞았어도

“친구 두 명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해넘이 순간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길을 멈추고 온몸이 소진된 느낌에 펜스에 기대어 섰다. 짙은 남빛 피오르드(峽灣)와 도시 위로 불의 혀와 피가 깔려 있었다. 친구들은 걸어갔지만 나는 걱정에 떨고 있었다. 자연을 베는 듯한 끝없는 비명 소리를 느꼈다.”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르바르트 뭉크가 일기장에 쓴, 그의 대표작 ‘절규’의 창작 동기입니다. 절규의 원제는 ‘자연의 울음(The Cry of Nature).’ 노르웨이의 뭉크미술관, 국립미술관 등에 전시돼 있는데, 2004년 오늘(8월 22일) 총기를 든 괴한들이 뭉크미술관에 침입, 이 작품과 ‘마돈나’를 훔쳐가 세계 예술계가 경악했습니다.

당시 경보기를 비롯해서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었고 경찰은 사건 발생 15분 뒤에 출동해서 2시간 뒤부터 현장 접근을 차단했다고 합니다.

1994년에는 노르웨이 릴리함머 동계올림픽 개막식 날 국립미술관에 4명의 괴한이 침입해 ‘절규’를 훔쳐갔습니다. 그들은 “빈약한 보안에 감사합니다”는 쪽지를 남겨두고 도망갔습니다.

다행히 노르웨이 경찰은 두 번 다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잡고 작품을 되찾았습니다. 현대인의 불안을 상징하는 걸작 ‘절규’는 도난 당시 약 7900만 달러(약 800억원)로 추정됐습니다.

뭉크는 일찍이 어머니와 누이를 결핵으로 여의고 병약한 몸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는 생사의 근원, 사랑과 관능, 공포와 우수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했습니다. 1937년 나치는 독일에 있는 뭉크의 모든 그림을 퇴폐예술이라고 해서 몰수해 버렸습니다.

어제 노르웨이가 또한번의 절규를 만들었습니다. ‘우생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4강전에서 노르웨이 팀에게 덜미를 잡혔지요. 대표팀이 국제 핸드볼 연맹(IHF)에 공식적으로 오심을 제소한다지만 판정이 번복되긴 힘들 듯합니다.  우리 선수들과 노르웨이 팀 모두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오심이 옥에 티가 됐습니다.

뭉크가 병약한 몸으로 최선을 다해 그림을 그렸듯, 우리 선수들도 노르웨이 선수들도 극한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올림픽 정신은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데 있습니다. 대표팀이 3, 4위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속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팀 ‘우생순’이 금메달을 딴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스포츠 스타들의 가슴을 찌르는 명언

●“나는 선수 시절 9000번 이상의 슛을 놓쳤다. 300번의 경기에서 졌다. 20여 번은 꼭 경기를 승리로 이끌라는 특별임무를 부여받고도 졌다. 나는 인생에서 실패를 거듭해 왔다. 이것이 정확히 내가 성공한 이유다.” -마이클 조던(농구 선수)
●“열정도 능력이다. 열정이 없다면 성취도 없다. 도전을 사랑할 때 경기를 갈망하게 되고 경기를 갈망하면 연습이 즐거워진다.” -마이클 조던
●“고된 훈련 때문에 쉬웠다. 그게 나의 비결이다. 그래서 나는 승리했다.”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의 체조 선수)
●“암이 나의 신념과 집중력을 더욱 강하게 했다.” -랜스 암스트롱(사이클 선수)
●“1%의 희망만 있다면 나는 달린다.” -랜스 암스트롱
●“어머니는 나에게 아주 일찍부터 이렇게 가르치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그 첫 번째는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윌마 루돌프(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올림픽 3관왕에 오른 미국의 육상 선수)
●“나는 최선을 다하려 애썼다. 나는 내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오늘 일어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마크 스피츠(미국의 수영 선수)
●“두려움은 당신이 하는 모든 것의 부분이다. 그러나 커다란 위험을 무릅쓴다면 당신은 큰 대가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레그 루가니스(미국의 다이빙 선수. 서울올림픽 때 뒤로 도는 연기를 하다가 보드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지만 약물 규정 때문에 마취제를 쓰지 않고 상처를 꿰맨 뒤 우승한 그 선수)  <제 130호 편지 ‘맨발의 아베베’에서>

 

오늘의 음악

1862년 오늘은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비시, 1945년은 록그룹 아키스의 론 단테가 태어난 날입니다. 드비시의 ‘월광’을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고 이어 아키스의 대표곡 ‘Sugar Sugar’를 준비했습니다.

♫ Debussy Clair de Lune [오이스트라흐] [듣기]
♫ Sugar Sugar [The Archies]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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