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살아있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불온하다

1987년 오늘(8월 18일)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김민기의 ‘아침이슬’, 송창식의 ‘고래사냥’, ‘왜 불러’ 등의 금지곡이 해금된 날입니다.

금지곡의 역사에선 웃지 못 할 사연도 많습니다. 1960년대 국민 최고의 애창곡이었던 동백아가씨는 왜색이라는 이유로 금지됐지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금지곡인지 모르고 애창했다고 합니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불신조장, 이장희의 ‘그건 너’ ‘한 잔의 추억’과 송창식의 노래는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됐죠.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도 한때 금지곡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노래 뿐 아니라 외국 곡도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서 밥 딜런, 존 바에즈, 핑크 프로이드, 블랙 사바스, 앨리스 쿠퍼 등의 노래들이 대부분 금지곡 명단에 올랐죠. 존 바에즈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The River in the Pines)’는 가사가 명백히 반전노래인데 제목 때문에 살아남았지만, 스팅의 ‘러시아인들(Russians)’은 소련에 대해 비판한 노래임에도 제목 때문에 금지곡이 됐죠.

대신 음악앨범(LP)에는 장르를 무시하고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와 같은 건전가요가 반드시 들어가야 했었죠. 한국 가곡 끝에 ‘건전가요’가 나오는 모습, 지금 젊은 분들은 상상하기 힘들겠지요.

1980년대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은 창법과 가사전달이 수준미달이라는 이유로 각각 방송금지곡에 포함됐습니다.

책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쇼 라즈니쉬의 동양철학에 대한 해석서들은 젊은이에게 허무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지됐습니다.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세계주의 시장경제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누군가 ‘열린 사회’란 제목을 부담스러워 해서인지 금서에 포함됐습니다.최근에는 국방부가 ‘금서 목록’을 작성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죠? 어제 지하철에서 한 아가씨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있던데, 금서 목록에 포함된 뒤 더 잘 팔린다고 합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비록 세계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장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등 좌, 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명저입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와 아프리카 돕기 운동을 펼친 가수 밥 겔도프,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이 극찬한 책이기도 합니다.

사실 역사를 보면 고전들은 대부분 금서 목록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성서와 논어도 금서였고 심지어 안데르센의 동화들도 한때에는 금서였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성의 없는 자선사업은 가치가 없다’는 문장 때문에 금서에 묶였습니다.

금서, 금지곡은 누군가에 의해 불온하다고 낙인이 찍혔지만 살아남았습니다. 상당수 책과 노래는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모든 살아있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불온하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꿈을, 불가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는 시인 김수영의 글귀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자녀를 열린 사람으로 키우기

①아이에게 키, 외모 등과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②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놀도록 장려한다. 두뇌와 사회성을 함께 키울 수 있다.
③자녀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토론한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고전을 많이 읽게 한다.
④봉사활동을 하거나 기부를 한다.
⑤아이들에게 부모의 가치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⑥스포츠와 예술 활동을 좋아하도록 이끈다.
⑦명상이나 요가, 단전호흡 등을 함께 한다.
⑧이전에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 아님을 알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오늘의 음악

2004년 오늘은 미국의 영화음악 작곡가 엘머 번스타인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그의 곡 중에 ‘대탈주’와 ‘황야의 7인’ 주제곡을 준비했습니다.

♫ 대탈주 [엘머 번스타인] [듣기]
♫ 황야의 7인 [엘머 번스타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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