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찜통더위 불볕더위 일더위 폭염

[이성주의 건강편지]폭염과 일더위

무더위 찜통더위 불볕더위 일더위 폭염

어제 아침에 출근하러 집을 나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눈이 부시고 얼굴이 따가우면서 숨을 쉬기조차 힘들더군요. 7월 상순의 아침이 꼭 8월 초 정오 같다고나 할까요? 오전에는 불볕더위라는 말이 어울렸고 오후에는 영락없는 찜통더위였습니다. 경남 산청은 36.1도를 기록했다죠?

오늘도 전국이 낮 최고 30도를 넘는 무더위라고 합니다. 무더위는 언젠가 말씀드린 대로 ‘물+더위’의 준말입니다. 축축하고 눅눅하면서 더운 것입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폭염(暴炎)은 갑작스런 심한 더위이고, 또 첫여름부터 일찍 오는 더위를 우리말로 일더위라고 부른답니다. 이번 더위가 그렇죠?

오늘(7월 10일)은 미국에서 기상 기록 상 가장 더웠던 날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데스밸리가 섭씨 56.7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더웠던 날은 1922년 9월 13일 리비아 엘 아지지아에서 섭씨 58도를 기록했을 때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42년 8월 1일 대구가 섭씨 40도를 기록했죠.

우리나라의 더위는 무더위여서 아프리카의 웬만한 나라보다 더 덥게 느껴집니다. 
저는 1995년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에 간 적이 있는데 분명 수은주는 우리나라보다 높았지만 습도가 낮아 별로 더운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자외선차단크림을 바르지 않았더니 금세 피부가 까맣게 타고 허물이 벗겨져 고생했습니다.

요즘 같은 날에는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조심해야 합니다. 둘은 햇볕 때문에 생기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일사병(日射病)은 뜨거운 햇볕을 오래 쬐어 몸의 자율조절시스템에 오작동이 일어난 것으로, 땀이 많이 흐르고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또 온몸의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구역질, 구토, 어지럼증 등이 나타납니다. 피부가 축축해지고 체온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반면 열사병(熱射病)은 체온조절시스템이 망가져 땀을 흘리지 않고 고열이 동반되는 응급질환입니다. 의식을 잃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응급의학회는 최근 ‘여름철 폭염 건강법’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서 쉬면서 시원한 물이나 스포츠 음료를 마십니다. 냉수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주위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환자에게 물을 뿌리거나 차가운 물에 담그는 등 체온을 낮춰줘야 합니다. 물을 마시게 하면 좋지만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 물을 억지로 입에 넣으면 되레 위험합니다. 되도록 빨리 119나 1339로 전화해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무더위에 여러분과 주위 가족, 친구 모두 아무 탈 없이 건강 유지하시기를 빕니다. 최근 코메디닷컴 기사 중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실 필요가 없다는 영국 건강 칼럼니스트의 글이 소개됐지만, 이런 무더위에는 가급적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에 좋다며 억지로 배 불리 물을 마실 필요는 없지만, 몸이 끈적끈적하거나 목이 마른데도 마시지 않는 것 역시 어리석습니다. 

대체로 몸은 머리보다 먼저 우리 자신을 압니다.  그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주요한 건강수칙의 하나입니다.

폭염 건강피해 예방수칙 9가지

①식사는 가볍게. 물은 충분히.
  –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마실 것
  –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할 때에는, 매시간 2~4잔의 시원한 물을 마실 것
  – 수분섭취를 제한해야하는 병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할 것
②땀을 많이 흘렸으면 염분, 미네랄을 보충할 것
  – 스포츠 음료로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할 것
  – 염분을 덜 먹어야하는 병을 가졌다면 스포츠 음료 혹은 염분을 섭취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할 것
③헐렁하고 가벼운 옷 입기
④야외활동을 줄이고 햇볕을 차단하기
  -야외활동 중에는 그늘에서 휴식을 자주 취할 것
  -야외활동 시엔 일광화상을 입지 않도록 창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
⑤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하여 실내온도를 적정수준(26~28℃)으로 유지할 것
⑥갑자기 더워지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의 강도를 조절할 것
⑦주위 사람의 건강을 살필 것
⑧주정차된 차에 어린이를 혼자 두지 말 것
  -창문을 일부 열어두더라도, 차안의 온도는 급상승할 수 있음
⑨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나 1339에 전화하고 아래 응급처치를 할 것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길 것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재빨리 환자의 체온을 낮출 것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할 것. 단,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물을 먹이지 않는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오늘은 시원한 음악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미국 가수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Sailing’과 노르웨이 가수 시셀의 ‘Summersnow’입니다.
Sailing 크리스토퍼 크로스
Summersnow 시셀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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