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에 아쉬운 과학사랑

[이성주의 건강편지]과학의 날

과학의 날에 아쉬운 과학사랑

날씨가 4월 치고는 너무 뜨뜻하죠? 화들짝 온 봄이 슬그머니 사라질까 조바심이 날 정도입니다.

일요일은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이 윤택해진다는 곡우(穀雨)였더군요. 저희 회사 앞 개꽃, 철쭉은 짙은 향기로 오감을 자극하고 있는데, 내일 내린다는 봄비에 꽃잎 우수수 떨어지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오늘(4월 21일)은 얼핏 봄과 어울리지 않을 듯, 딱딱해 보이는 ‘과학의 날’입니다. 하지만 과학은 한 나라가 성장하는데 떡잎과도 같습니다. 아이와도 같고, 봄과도 같다고나 할까요?

과학의 날은 1967년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지만, 이보다 앞선 1934년 4월 19일 ‘과학데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뜻 깊은 4월 19일을 과학의 날로 삼자고 주장합니다.

과학데이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김용관(1897~1967)입니다. 그는 경성공전 요업과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었습니다. 김용관은 1924년 민족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과학 부흥이 시급하다고 여기고 ‘발명학회’를 조직합니다. 발명학회는 과학대중화를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잡지인 ‘과학조선’을 창간했고요.

김용관은 1932년 4월19일 찰스 다윈의 50주기 행사가 세계 각국에서 크게 열리자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과학데이를 만들자고 주장, 당시 지식인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1934년 첫 행사 때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조선중앙일보 등 신문들이 사설과 기사를 통해 후원했고 ‘과학지식보급회’가 결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제 2회 때에는 ‘과학데이’ 깃발을 앞세운 54대의 자동차가 서울 시내를 행진했고 군악대가 김억 작사, 홍난파 작곡의 ‘과학의 노래’를 연주했습니다. 서슬 퍼른 일제 치하에서 한민족이 미래를 기약하는 장관을 펼쳐보인 것이죠.

일제는 민족정신이 살아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1937년 이 행사의 옥외 개최를 금지했고 이듬해 김용관을 투옥했습니다. 김 선생이 투옥되자 과학지식보급회도 해체됐습니다.

그때 김 선생이 뿌린 과학정신은 해방 후 싹을 틔웠고 대한민국은 과학기술의 성장에 힘입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경제성장기에 정부가 당장 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육성에 주력했기 때문에, 아직 과학의 저변은 약하기만 합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기 그지없고 국민의 과학적 사고도 많이 부족합니다. 몇 년 전 ‘황우석 사기극’이 온 나라를 뒤흔든 것도 기술지상주의적 과학이 정책을 지배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과학적 사고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과학은 봄과도 같습니다. 곡우(穀雨) 빗방울과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은 생각의 틀이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건강의 길도 뚜렷합니다. 금연, 절주에 규칙적인 운동, 골고루 적게 먹는 것 등…. 하지만 많은 사람이 뻔한 길은 놔두고 요행이나 미신을 통해 건강을 찾고자 합니다. 과학은 정직합니다. 뿌린 만큼 거둡니다. 잊혀진 과학의 날에 과학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봄과 과학의 소리

오늘은 봄의 막바지에 어울리는 곡 한 곡과 과학자란 제목의 노래 한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허버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고 베를린 필하모니와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뮤터가 협연하는 비발디의《사계-봄》 3악장입니다.  1악장은 며칠 전 감상하셨죠? 또 듣고 싶으면 <코메디닷컴>의 <엔돌핀 발전소>에서 ‘비발디’를 검색하면 됩니다. 

이어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The Scientist》를 준비했습니다. 사진에서 앞에 있는 친구가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의 남편인 크리스 마틴이죠?

▶비발디의 사계 중 봄 3악장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881&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The Scientist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10880&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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