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꼭 200번째로 찾아가면서

[이성주의 건강편지]새해 첫날에

여러분께 꼭 200번째로 찾아가면서

늘 그렇듯, ‘저 년’이 가고 ‘새 년’이 왔습니다. ‘떠난 년’은 늘 그랬듯,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콧잔등을 시큰하게, 눈시울을 뜨끈하게 하는 순간들도 많이 남겼습니다.


제게는 쥐해(戊子年) 첫날이 삶의 이정표가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돼지해(丁亥年) 2월 8일 여러분에게 첫선을 보인 건강편지가 200회를 맞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뭔가 열심히 쓰는 것은 같은데, 뭔가 도움은 되는데, 왜 내게 이 편지가 오게 됐지? 이성주라는 사람은 이 편지를 왜 쓰지?


저는 1992년 동아일보에 입사해서 정확히 2년 전인 2006년 오늘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97년부터 의학을 맡아 처음에는 참 형편없는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흥미를 핑계로 독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기사를 쓰고도 우쭐거렸습니다. 그러다 의료사고로 어머니를 여의고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꿈속에서도 기사를 썼고, 주위로부터 일중독이라는 핀잔도 받았습니다. 특종도 많이 했지만, 그것보다 “당신 덕분에 살았다”는 메일을 받을 때의 기분 때문에 일에 매달렸습니다.


2004~2005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수를 다녀오며 “황우석 광풍을 바로잡자”와 “현장에서 환자와 부대끼며 기사를 쓰자”는 두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황우석 광풍을 보며 “이러면 애꿎은 환자가 임상시험의 희생자가 되는데…”라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쌓여 미련을 뒤로 하고 동아일보를 나와 《황우석의 나라》를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안정된 직장을 팽개치다니 미쳤다” “제발 좀 약게 살아라”고 꾸중하면서도 “꿈을 잊지 말라”며 등을 두들겨줬습니다. 덕분에 정직한 의료정보를 제공해서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목표로 <코메디닷컴>을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저같은 어리보기에게 회사 운영과 웹사이트 개발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고, 난관들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틀을 잡기까지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정
보를 제공하자고 마음먹고 <건강편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제 인명록에 있는 지인 1200여명에게 첫 메일을 보냈고 주위의 지인에게 동창생이나 아는 분에게 가급적 많이 메일을 보내달라고 일일이 부탁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저와 일면식도 없는 분에게도 편지가 가게 됐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건강편지가 이제 매일 12만 명의 독자를 찾고 있습니다. 


편지와 관련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주위로부터 “CEO가 돈을 벌어야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 “이성주는 이제 글쟁이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등의 걱정 어린 말들을 숱하게 들었습니다.
투자나 회사 운영 때문에 밤잠 못 이룰 때에는 “내가 편지를 쓸 때가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일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고마운 의견이 편지를 멈추게 할 수 없었습니다.

<코메디닷컴>이 여러분 모두가 참여하고, 여러분 모두가 주인인 그런 마당이 되기를 꿈꾸기에, 편지 역시 늘 여러분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초심을 잊지 않고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비록 ‘지식의 밑천’이 다 떨어져가기 때문에 글의 재미가 덜 해질지 몰라도 계속 공부해서 좋은 정보를 담겠습니다. 여러분의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첫날 건강을 위해서

바깥날씨가 매섭습니다. 호남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이 눈이 서설(瑞雪)이 돼야 할 텐데…. 이런 날엔 특히 낙상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급적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시지 마시고 장갑을 끼십시오. 장갑을 끼면 빙판길이나 눈석임물에 넘어질 확률이 뚝 떨어집니다. 길이 미끄럽지 않다면 가슴을 펴고 허리에 힘을 준채로 팔을 앞뒤로 흔들며 걸으시기 바랍니다. 겨울날 걷기 운동이 돼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고 허리 건강에도 좋습니다. 자신감이란 큰 선물도 덤으로 얻습니다. 올 한 해 내내 고개를 들고 가슴을 활짝 편 채 앞으로 나아가시기를 빕니다.


▶아바의 ‘Happy New Year’ 듣기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9207&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짐 캐리의 ‘폭소 새해’ 보기 

http://test2.kormedi.com/cmnt/Scrap/View.aspx?seq=9208&page=1&searchField=Subject&searchKeyword=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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