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부모님 치매 걱정 줄여주세요

이르면 오늘(9월 21일) 저녁부터 ‘한가위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고향의 노부모님 얼굴을 떠올리며 상념에 젖는 분들도 적잖을 듯합니다.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녀들은 노부모가 암과 같은 중병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하지만, 정작 부모들은 치매에 걸릴까 가장 크게 걱정한다고 합니다. 마침 오늘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2000년 28만2000여 명이었지만 올해 39만 9000명으로 늘었고, 2010년 46만1000명, 2020년 69만3000명으로 증가합니다.

서양에는 유전자 이상이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이 원인인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이 비슷하고 알코올중독, 우울증, 엽산결핍증 등 다른 원인이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국내 치매 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는 “치매 노인이 떼를 쓰거나 사고를 냈을 때 환자가 정신을 차리도록 다그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렇게하면 환자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감정적, 공격적으로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오히려 환자를 이해하고 감싸면 증세가 좋아지곤 한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나 교수의 다음 설명을 듣고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치매 환자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의 뇌는 자신의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판단합니다. 누군가가 잘못했을 때 비난하기 보다는 우선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 교수는 아울러 ‘치매 환자를 꼭 집에 모셔야 효자, 효부’라는 관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며느리나 딸이 혼자서 치매 환자를 돌보면 우울증에 걸리기가 십상입니다. 가능하면 치매전문병원이나 주간보호센터, 간병도우미를 이용하는 것이 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좋습니다. 

불행히도 죽은 뇌세포를 획기적으로 살리는 치료약은 아직 없습니다. 몇 가지 약이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일정 기간 병세를 늦추는 정도입니다.

치매도 예방이 최선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독서, 대화, 게임 등 머리를 많이 쓰거나 일상생활에 적극적인 사람이 덜 걸린다고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술 담배를 멀리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혈압,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일찍 발견해서 치료를 받으면 일상  생활에서 사고를 낼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 귀성 길에는 부모님 뇌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최근 일을 자꾸 잊어버리는 횟수가 급증하거나 이전에 잘 했던 일을 갑자기 제대로 못하거나 계산이나 말실수가 잦아지면 보건소의 치매상담센터를 이용해서 간이검진을 받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추석은 부모님의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키는 명절이 되기를 빕니다. 

치매 환자 간병 방법

 ●글자를 읽을 때

-하루 일과를 목록으로 만들어준다

-외출 때 갈 곳과 연락처를 적어준다

-물건에 누구 것인지 표시한다

-시계와 달력 일정표 등을 방에 걸어 놓는다


●글자를 못 읽을 때

-가족이나 친구의 사진을 자주 보여주며 지난일, 특히 기쁜 일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밤에 침실에 불을 켜놓는다


●사고 예방법

-가스레인지에 안전장치를 설치한다

-가급적 담배를 치우고, 굳이 담배를 피우겠다고 하면 다른 사람이 있을 때 피우도록 유도해서 화재를 예방한다

-혼자 있을 때 안에서 문을 잠그지 못하도록 손잡이와 자물쇠를 바꾼다


●즐겁게 해드리려면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풍경을 말해준다

-가능하면 환자의 친구를 한 두 사람씩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한다

-주간보호센터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어 특히 초, 중기 환자의 증세 진행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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