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천재 삐딱이

[이성주의 건강편지] 두 천재 삐딱이


버나드 쇼와 올더스 헉슬리

오늘(7월26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영국의 두 ‘삐딱이’가 태어났습니다.

1856년에는 조지 버나드 쇼, 1894년에는 올더스 헉슬리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둘 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한, 소설가이자 비평가였습니다.

버나드 쇼는 독설가로 유명하죠. “민주주의는 부패한 소수가 정하던 것을 무능한 다수가 대체했다”고 했고 노벨상을 받으면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세계문학상을 생각해낸 건 참 말이 안돼”하고 내뱉었죠. 임종을 앞두고는 의사에게 “당신은 마치 골동품처럼 내 생명을 보존하려고 한다”고 투덜댔습니다. 그의 유언에 따라 묘비명(墓碑銘)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헉슬리 역시 신랄합니다. 그는 의사나 생물학자가 되기를 꿈꿨지만 영국 최고의 명문고 이튼학교 재학시절 각막염을 앓으며 실명위기에서 진로를 바꿔 옥스퍼드대 영문학과로 진학합니다. 그는 1920년대 각종 지식인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연애대위법’으로 20세기 대표작가의 반열에 오르지만, 인류에 대한 영향은 ‘멋진 신세계’가 더 큰 듯 합니다.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썼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미래의 과학세계를 섬뜩하게 그려낸 ‘반(反) 유토피아 소설’입니다. 영화 ‘가타카’ ‘메트릭스’ ‘이퀄리브리엄’ 등은 모두 ‘멋진 신세계’의 개정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헉슬리가 그린 ‘멋진 신세계’는 사람의 능력과 운명을 공장에서 찍어내고 ‘소마’라는 약만 먹으면 고민이 사라지며 ‘사랑’은 없지만 쾌락으로서의 섹스가 즐거움을 주는 세상입니다. 감정이 있으면 ‘돌연변이’ 취급을 받는데, 묘하게도 소설에서 감정이 과잉 주입된 사람의 이름이 버나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버나드 쇼나 헉슬리를 닮은 ‘삐딱이’를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푼푼한 사랑과 지식으로 무장한 비판적 지식인이나 창의적 전문가가 드뭅니다. 아이들로부터 학교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앞으로 더할 것 같아 울가망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세상에 한 줄기 청량한 빛을 줄 수 있는 ‘삐딱이의 떡잎’을 키울 수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쇼와 헉슬리 밑줄 긋기

●버나드 쇼의 명언
○그대가 할 일은 그대가 찾아서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대가 해야 할 일이 그대를 끝까지 따라다닐 것이다.
○남자나 여자나 교양의 시금석은 싸울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있다.
○비겁자가 되지 않고는 영웅이 될 수 없다
○어버이라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직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해 이 직업의 적성검사를 한 적이 없다.

●헉슬리의 명언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 때 생산되는 부산물이 행복이다.
○경험은 사람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생기는 일에 대해 그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이 넓은 세상에서 확실하게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인간은 자신을 닮은 신을 만든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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