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웬수인가, 사람이 웬수인가

모처럼 여야가 뜻을 같이 했다고 합니다.
어제(6월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경부 외청 보고에서 의원들은 가짜 양주 없애기와 양주 폭탄주 안 마시는 데에 마음을 같이 했다고 합니다. 정의화 위원장은 “연간 양주 폭탄주 때문에 10조원이 낭비된다.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의 직원만이라도 양주 폭탄주를 마시지 않게 하자”고 제안했다더군요.

폭탄주의 기원에 대해선 논란이 많습니다만, 20세기 초 미국의 부두, 벌목, 탄광 노동자들이 럼주와 맥주를 섞어 마셨다고 합니다. 1920~30년대 미국 몬태나 주를 배경으로 한 아스라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면 주인공이 폭탄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폭탄주의 영어는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 제가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 바에서 보일러메이커를 달라니까, 바텐더가 “그게 뭐냐”고 묻더군요. 제조법을 설명하니 “아~!”하고 신나게 만들더군요.

한국에서는 아시다시피 군인, 정치인, 검사, 언론인이 유행시켰습니다. 이들 조직은 모두 수직적이어서 이전에는 보스가 모든 사람과 잔을 주고받으며 먼저 취하곤 했습니다.
반면 폭탄주는 모두가 한 잔씩 마시기 때문에 적어도 보스에게는 ‘민주적인 술’이죠. 술은 10~15도 정도가 가장 잘 흡수되는데 양주 폭탄주는 대략 11도 정도가 되니까 빨리 취합니다. 그래서 요즘 주당들은 덜 취하기 위해 ‘소주 폭탄주’를 마신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술이 무슨 죄냐, 사람이 문제지”라고 말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술이 죄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알코올을 이길 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평소 감정을 누르고 지낼수록 알코올이 들어가면 무의식에 억압한 ‘악의 요소’들이 튀어나오기 쉽습니다.
이 원리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없애려면 우선 과음하는 문화를 없애야 합니다. 술 잘 마시는 것이 자랑인 문화에서 폭음의 결과만을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나 할까요?

곧 장마철입니다. 처마 끝에 빗물 똑똑 듣는 풍경이 운치 있다며 술에 젖지 마십시오. 장마철에는 뇌의 전반적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술에 필름이 끊기기 더 쉽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술은 담배만큼 ‘폭탄’입니다.




술 덜 취하는 법

① 가급적 술자리를 덜 갖는다. 한 번 술을 마시면 적어도 이틀은 쉰다.
② 자신의 주량 이상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주량은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알딸딸할 정도.
③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물, 안주와 함께 천천히 마시는 것이 최우선.
④ 1시간에 소주 2병을 마시는 것이 3시간에 소주 3병을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로우므로 가능하면 ‘속주(速酒)’를 피한다.
④ 술 보다는 대화를 즐긴다. 좋은 대화 내용을 메모하면서 마시면 더욱 좋다.
⑤ 음주전후와 다음날 꼭 식사를 하고 물을 자주 마신다.
⑥ 음주 다음날에는 가볍게라도 뛰어 땀을 뺀다.
⑦ 술을 마시면 제어하기 어렵지만, 업무상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주종을 와인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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