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지식사랑

[이성주의 건강편지] 정약용의 지식사랑


지식경영인 다산은 의학자이기도 했다

주말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한여름 날씨여서 해변마다 피서 인파가 몰렸다고 하네요. 주말에 혹시 경기 남양주와 전남 강진의 다산(茶山)기념관에 다녀오신 분, 계시지 않나요? 주말인 16일은 다산 정약용의 탄신일이었습니다.

다산은 경상도 장기(지금의 포항)를 거쳐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한 18년 동안 한 사람이 베껴 쓰는 데만도 10년은 족히 걸릴 500권의 저술을 남깁니다. 정치 법 지리 교육 토목 등, 백성에게 도움이 된다면, 분야를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다산은 의학서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장기에서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한 아들이 수십 권의 의서와 약초 한 상자를 보내오자 이 책들을 외우다시피 읽고 백성들이 이용 가능하도록 쉽고 간결한 ‘촌병혹치’를 펴냈습니다.
다산은 또 63종의 의서에서 천연두 관련 내용을 추려 ‘마과회통’을 펴냈습니다. 그는 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초고를 5번이나 개고했습니다. 자칫 그릇된 정보로 애먼 사람의 목숨을 앗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의 저자 한양대 정민 교수는 “다산은 서양문물이 물밀 듯 밀려오던 시기에 동서양 고금의 저서를 섭렵하고 이를 정리하고 논박해 최적의 지식으로 둔갑시킨 ‘지식경영인’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다산은 복사뼈에 구멍이 나는 지경까지 앉아서 저술에 몰두했으며, 뇌중풍으로 쓰러지고 난 뒤에도 정성을 다해 저술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요즘처럼 건강 의료 정보가 넘쳐서 문제인 시대, 의료 정보 분야에서도 ‘다산의 지식경영’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감합니다. 의료 정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어깨가 참 무겁습니다.



온라인 건강 정보 옥석 가리기

①‘획기적 치료법’ ‘부작용이 없는 치료법’이라고 선전하면 일단 의심한다.
②특히 고혈압, 당뇨병, 아토피 피부염 등 현대의학으로 단시일 내에 고칠 수 없는 병의 획기적 치료를 주장하면 상업적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③임상시험 결과가 아니라 유명인의 치유사례를 내세우며 홍보하는 곳은 열이면 아홉, 의료인이라기보다는 장사꾼이라고 보면 된다.
④콘텐츠의 출처와 근거가 명확한지 살핀다.
⑤기존 의학의 정설을 전면 부정하고 자신만이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 믿지 않는 것이 좋다. 돌팔이의 단골메뉴는 ‘신비주의’와 ‘현대과학의 음모론’이다.
⑥의료사이트의 명의나 병원 소개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대부분 그 사이트에 일정액을 주고 회원으로 가입한 병의원을 위주로 소개한다. 명의나 병원의 선정 기준이 객관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⑦국내외 의료사이트 인증기관에서 인증 받은 웹 사이트의 정보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런 사이트의 정보라도 ①~⑥의 기준에 따라 콘텐츠를 따져봐야 한다.
⑧환우회의 웹 사이트나 환자 카페도 100% 믿어서는 안 된다. 카페의 객관성, 순수성, 후원 상태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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