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도 하고 더위도 쫓고-선인의 건강법

어제보다는 수은주가 약간 떨어집니다만 여전히 덥다는 기상청의 예보입니다. 남부지방에는 대지를 식혀줄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조상들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으로 더위를 떨치곤 했습니다. 이를 표현한 그림도 숱한데 조선 중기 이경윤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가 대표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선비가 바위에 걸터앉아 탁족을 하고 옆에서는 동자가 술 시중을 들고 있는 풍경을 그린 것입니다.

이 그림의 선비는 배가 크고 하체가 빈약합니다. 올챙이형 비만, 거미형 인간인 셈이죠. 현대의학으로 설명하면 복부에는 지방이 넘치고 다리의 근육은 빈약해서 인슐린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저장하는 시스템에 고장이 나기 십상입니다. 이런 선비가 술로 몸을 더 기름지게 하면서 탁족으로 피서를 하고 있네요.

한방에선 탁족이 피서 뿐 아니라 건강 증진 효과도 있다고 해석합니다.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지는데다 흐르는 물이 발에 몰려있는 경혈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탁족은 꼭 계곡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집에서 샤워로도 탁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1주 4회 이상의 운동과 금연, 절주 만큼은 아니겠지만 ‘샤워 탁족’도 좋은 건강법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판 탁족

①샤워할 때 발바닥을 중심으로 발 전체를 골고루 자극한다.
②수압을 높여 발바닥의 오목한 부분인 ‘용천혈’과 발등에서 첫째, 둘째 발가락이 만나는 부위의 바로 위인 ‘태형혈’을 집중적으로 자극한다.
③가족끼리 찬물로 상대방의 발을 씻으면서 발바닥을 두드려줘도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④무릎 아래 부위를 43~44도의 열탕에 3분, 16~17도의 냉탕에 1분씩 담그기를 5번 되풀이하는 ‘각탕’(脚湯)도 탁족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관절염 환자나 위와 대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⑤아이가 여름감기에 걸리면 온몸에 땀이 날 때까지 10~20분 무릎 아래를 열탕에 담가준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