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의 사랑

[이성주의 건강편지] 버지니아의 사랑


사랑이 뇌를 만든다

“네가 그렇게 절실히 필요했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아팠다.” 
“너를 향한 사람들의 분노가 용서로 변하기를….”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 마련된 조승희의 추모비에 미국 대학생들의 편지가 
쌓여 있다는 보도를 보며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번 사태의 고갱이에 사랑이 있다고 봅니다.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조씨는 어릴 적 ‘반응성 애착장애’였던 것 같습니다. 
아기의 뇌는 엄마의 사랑을 양분으로 정서회로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뇌의
나머지 회로를 만듭니다. 
유아 때 엄마의 접촉이나 대화가 불충분하면 뇌 회로 형성에 장애가 생기고 
자폐증세를 보이는데 이것이 반응성 애착장애입니다. 요즘 의학계에서는 
부모의 사랑이 부족하지 않아도 비슷한 증세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뇌 정서 형성 장애'라고 부르는 것은 어떨까요.

하여튼 조씨는 이와 같은 상태가 고착화해 자폐적인 상태에서 피해망상, 
과대망상, 애정망상 등 온갖 망상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조씨의 부모도 아들을 끔찍이 사랑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 듯 합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밤낮없이 일하는 것을 사랑으로 믿고 희생만 
했을 겁니다. 그러나 아들은 사랑을 모른 채 커갔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의 편지를 보며 사랑만이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고 인류를
치유할 약이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한국의 인터넷에는 이들마저 비난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망상으로 똘똘 뭉친 인숭무레기가 버글
버글합니다만, 오늘 사랑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아들아 너에게 狂信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랑을 알 때까지 자라라
人類의 종언의 날에
너의 술을 다 마시고 난 날에
美大陸에서 石油가가 고갈되는 날에
그렇게 먼 날까지 가기 전에 너의 가슴에
새겨둘 말을 너는 都市의 疲勞에서
배울 거다
이 단단한 고요함을 배울 거다.
복사씨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할 거다!    
복사씨와 살구씨가
한번은 이렇게
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그리고 그것은 아버지 같은 잘못된 시간의
그릇된 瞑想이 아닐 거다

김수영의 ‘사랑의 變奏曲’에서    

반응성 애착장애 예방과 대책

①맞벌이 부부는 오랫동안 아기를 돌 볼 부모에게 아기를 맡긴다.
②보모나 보육시설에 맡긴다면 자주 바꾸지 않는다.
③가급적 자주 아이와 눈을 맞추고 손짓을 하며 말을 건넨다.
④만 2세 미만의 아기는 TV나 ‘애 봐주는 DVD’ 등을 보지 않게 한다.
⑤지나치게 이른 조기 학습 교육은 피한다. 엄마의 사랑이 빠진 조기학습은 뇌의 정서회로 형성을 방해한다.
⑥보모나 보육시설에 맡긴다면 집에서 눈맞춤이나 대화 등을 통해 사랑을 벌충해야 한다.
⑦가능하면 오래 모유를 먹인다.
⑧아이가 엄마의 눈을 피하고 대화를 기피하면 즉시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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