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 누치 되지 마세요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이 윤택해진다는 곡우(穀雨)입니다. 오늘 가뭄이 들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고 했지만, 마침 봄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입니다.
서해에서는 전남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 떼가 충남 태안반도 앞 
격렬비열도 근처로 올라옵니다. 이때 잡히는 조기를 ‘곡우살이’ 또는 
‘앵월굴비’라고 하며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좋아 굴비 가운데 최상품으로 
친다고 합니다.

민물에서는 찬 기운이 가시면서 낚시터마다 붕어의 입질이 세지고 임진강 
상류에는 산란기를 맞은 누치 떼가 거슬러 올라옵니다. 누치는 한자로 
눌어(訥魚)로도 불리는데 성질이 급하기로 유명합니다. 누치의 새끼는 
대갈장군이라고 하고요. 
발음은 같지만 누치(漏巵)는 술이 새는 잔이라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해서 조개도 이때 것이 좋고 
도미와 복어 등도 곡우 무렵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이 무렵은 나무에 수액이 찰대로 차서 예부터 깊은 산속으로 곡우 물을 마시러 
가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경칩 고로쇠 물은 여자물이어서 남자에게 좋고, 
곡우 자작나무 물은 남자물이어서 여자에게 좋다고 하네요. 자작나무 물은 
이뇨, 해독, 소염 작용이 있어 간과 신장 질환, 유방암, 폐암 등 환자의 
보완요법에 애용되고 있습니다. 
수액의 건강 효과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산행을 통해서 얻는 상쾌함 
만이라도 건강에는 좋겠죠?

오늘 빗물 뚝뚝 듣는 처마 밑에서 감상에 젖어 누치(漏巵) 흉내 내지 마세요. 
비 내리는 날 음주사고 더 많다고 합니다.

곡우 건강법

  ● 농민의 노고를 생각하며 밥을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 반찬으로 생선을 즐긴다. 굴비, 도미, 복어, 누치, 붕어 등 입맛에 맞는 것으로.
  ● 곡우는 금요일. 이번 주말에는 산에 간다. 자작나무, 박달나무, 산다래나무 등의 수액을 음미하는 
     것도 좋을 듯.
  ● 녹차를 자주 마신다. 곡우 전에 따는 차를 곡우전차(穀雨前茶) 또는 우전차라고 해서 특상품으로 
     친다.
  ● 술은 자제할 것. 꼭 마실 자리라면 조개 안주는 어떨까?   
  ● 곡우는 장애인의 날과 겹친다. 장애인에게 배려와 사랑을 전하면 마음이 건강해진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