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엑스레이’로 성조숙증 알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조숙증이 진행되는 아이는 대부분 또래보다 신체 성장이 빠르다.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큰 모습을 보고 부모들은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크니까 성인이 되어도 키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성장이 또래보다 확연히 빠른 경우 성조숙증 검사를 받는다. 특히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 발육이 시작되거나 남아는 고환이 커지기 시작할 때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만 8세 이전 여아가 가슴이 나왔다고 모두 성조숙증인 것은 아니다. 과체중인 아이들은 멍울이 생기지 않아도 가슴살이 찔 수 있기 때문. 즉, 일반인이 육안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가슴 발달 이외에도 의심해야 할 징조는 있다. 가령 여아는 외부 생식기 발달이 보이고 음모 발달이 관찰될 수 있다. 최근 키와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경우, 키에 비해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두피에 냄새가 나고 음모가 자란 경우, 팬티에 분비물이 묻어나오는 경우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래에 비해 키가 월등히 크면 성조숙증을 의심하지만, 또래보다 작다면 의심조차 안하는 경우도 많다. 키가 크다고 무조건 성조숙증인 것도 아니지만, 키가 작다고 반드시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것은 아니다. 소아내분비학회는 “키가 작은 아이일수록, 특히 부모 키가 작고 사춘기가 빨랐다면 이차성징이 시작되지 않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필요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 손 엑스레이 사진만 찍어도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조숙증=키 안 큰다’는 생각에 성장판만 확인하려는 사람도 있다.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정형외과를 방문해 손 엑스레이 사진만 촬영하는 것이다. 자기 나이에 비해 사춘기가 빠를수록 뼈는 많이 성숙한다. 왼손을 X선으로 촬영하면 골 연령 즉, 뼈 나이를 알 수 있다. 손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하면 골 연령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성조숙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보인다면, 소아청소년과 그중에서도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안문배 교수는 “성조숙증은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자극검사를 시행한 후 기준 이상으로 증가된 황체호르몬 수치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사춘기 진찰 소견이나 골 연령 판독 소견, 키와 몸무게 변화 등은 호르몬 검사를 시행하기 전까지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다”라고 말했다. 골 연령의 경우 판독하는 의료진마다 주관적인 소견이 있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치료와 추적 관찰을 위해서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여아는 가슴 멍울을 살피고 남아는 고환 크기를 잰다. 고환 크기는 구슬로 된 도구로 측정한다. 각 구슬에는 고환 크기가 표시되어 있어 남아의 고환 성숙도를 비교하는 기준이 된다.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비만도, 이차성징 출현 정도를 진찰하며 부모와 형제자매의 사춘기 발현 가족력과 성장 속도, 성스테로이드 노출 유무 등을 확인한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과 가족력, 과거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이유는 성조숙증에도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 특정한 질환이 성조숙증을 야기하는 경우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가령 갑상샘저하증, 선천성 부신피질과형성증, 자율성난포낭종 등은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자극검사 이외에도 난소와 자궁의 상태 확인을 위한 초음파검사, 뇌의 이상을 확인하는 방사선 검사를 하기도 한다.

◆ 성조숙증 검사 받아야 할 적기는?
성조숙증 치료는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치료 기간이 길수록 좋다고 알려졌다. 특히 여아는 만 9세 전(만 8세 364일)까지, 남아는 만 10세 전(만 9세 364일)까지 성조숙증 치료를 시작해야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즉, 성조숙증 검사와 치료 시작 시기에도 ‘타이밍’이 있다. 성조숙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여아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기, 남아는 초등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이차성징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춘기 진행을 지연하는 성선자극호르몬작용제 효능제(성호르몬 억제제)를 4주 또는 12주 간격으로 주사로 맞는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성조숙증 치료를 결정하는 것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차성징이 빨리 나타났다고 모두 약물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가슴은 발달했으나 성조숙증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이지만 치료 시작 시기가 늦어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될 때도 약물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성조숙증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케이스에는 ▲골 연령이 2세 이상 앞서갈 때 또는 예측 최종 키가 150cm 미만일 때 ▲사춘기 진행속도가 매우 빠를 때 ▲이른 사춘기로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가 포함된다.

안문배 교수는 “호르몬 검사로 성조숙증을 진단받은 경우에만 치료가 시행된다. 골 연령이 어린 경우 성조숙증 진단이 확실한지 의심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골 연령이 앞서 있다는 이유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se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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