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변비, 혹시 내가 먹는 약 때문에?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쾌, 상쾌, 통쾌! 젊은 모델과 시니어 모델이 함께하는 유명 변비약 광고 멘트다. 젊은 모델들을 앞세우던 변비약 광고에서 시니어 모델의 등장은 그만큼 노인성 변비 환자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비는 일반적으로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식사량 감소, 수분 혹은 식이섬유 섭취 부족, 운동 부족 등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노인성 변비는 당뇨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특정 질환, 약물 복용, 식사량 감소, 장의 운동기능 저하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변비 환자의 약 70%는 50세 이상
2020년 변비(질병코드 K590) 치료에 쓰인 요양급여비용 총액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환자가 67.2%를 차지했다. 연령대로 보면 40대(40~49세) 8.8%에서 50대 13.7%로 증가해 60대 16.3%, 70대 20.8% 그리고 80세 이상의 환자가 16.4%로 나타났다.

변비는 3~4일에 한 번 미만(일주일에 1~2번)으로 화장실에 가는 것을 주된 증상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단단한 변, 배변 후 변이 남아있는 느낌,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경우 등 환자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변비약을 구매하러 들르는 노인성 변비 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약국에서 구매하는 변비약에는 주로 장관의 점막을 직접 자극해 배변 활동을 촉진하는 ‘자극성 하제’와 딱딱한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의 배출을 돕는 ‘대변 연화제’가 섞여 있다.

복용 후 대략 8시간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 자기 전에 복용하고, 아침에 화장실에 가는 식으로 활용한다. 자극성 하제와 대변 연화제가 섞인 변비약은 정해진 용법과 용량대로 복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은 빠른 효과를 위해 약의 용량을 높이는 경우가 빈번해 배변 습관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사례도 있다. 만일, 변비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변을 무르게 만들어 변의 배출을 돕는 삼투성 하제나 변의 부피를 늘리며 장의 연동 운동을 증가시키는 팽창성 하제를 권한다. 참고로 삼투성 하제나 팽창성 하제 중 일부 제품은 보험 적용도 가능하니 상태가 심하다면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도 추천한다.

◆ 약 복용 후 갑자기 변비가 생겼다면 약국 상담 권장
50대가 되면서 갑자기 복용하는 약이 늘어나는 분들이 많다. 매년 겨울이면 거뜬했던 감기 때문에 감기약을 복용하기도 하고, 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이나 고혈압 등이 발견돼 장기간 약물 복용을 시작하기도 한다. 만일 새로 약을 복용한 지 며칠 이내에 변비가 발생했다면 변비약을 구매하지 말고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기침이 심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시럽 때문에 변비가 생겼다면 더욱 그렇다. 기침을 완화하는 ‘디히드로코데인’이라는 성분이 장의 운동성을 감소시키면서 변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콧물이나 코막힘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 속쓰림을 해소하는 제산제, 철 결핍성 빈혈을 치료하는 철분제, 골다공증 치료에 쓰이는 칼슘제 및 일부 우울증약이나 혈압약 등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약으로 인해 발생한 변비는 약의 종류를 변경하면 생각보다 더 쉽게 해결된다. 새로 약을 복용한 후 갑자기 변비가 생겼다면 조제한 약국이나 처방받은 병원에서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 변비약 복용 전에 생활 습관 점검은 필수
노인성 변비는 식사량 감소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소화 기능이 약해지거나 잇몸질환이나 임플란트 시술 등의 치아 건강 문제로 밥을 먹기 힘든 상황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식욕부진은 노인성 변비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럴 땐 변비에 좋은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하자. 평소 수분 섭취량이 4잔 이하로 적은 편이라면 하루에 물을 1~2잔 더 마시려고 노력하자. 한 번에 다량의 수분 섭취량을 늘리면 설사나 소화불량 등이 일어날 수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다.

치아 건강 문제로 음식을 통해 충분한 섬유질 섭취가 어렵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등의 식이섬유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분 섭취량을 조금 늘리면서 식이섬유 보충제를 함께 섭취하면 변의 부피가 늘어나면서 장의 연동 운동을 증가시켜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화장실을 가는 게 편안해진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다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걷기 등의 바깥 활동을 늘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도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만일 식이섬유 보충제를 섭취해도 배변 활동이 잘 개선되지 않는다면 프로바이오틱스로 유익균을 보충하는 것도 배변 활동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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