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최선의 방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근할 때 누군가 내 차 앞에 끼어들었다. 회사의 정기 인사에서 승진을 기대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살다보면 크든 작든 화가 치미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분노를 다스리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분노 해소를 위해 운동을 한다거나 남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하이오 주립대 브래드 부시맨 교수(커뮤니케이션)는 “화를 내거나 꾹 참는 것보다 열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분노란 ‘존재하는 혹은 상상된 위협이나 도발’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가리킨다. 가벼운 자극부터 맹렬한 분노까지 다양하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심혈관 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위스콘신-그린베이대 라이언 마틴 교수(심리학)는 “감정이 우리를 자극할 때 ‘투쟁-도피’ 반응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투쟁 태세에 들어가면 근육이 긴장하고,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며, 소화기 계통이 느리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 미국 CNN 온라인판은 심리학자의 조언을 통해 분노를 관리하는데 최선의(혹은 최악) 방법을 소개했다.

♦︎심호흡을 한다.

화가 나면 심박수, 혈압 등이 급증한다. 부시맨 교수는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기 위해,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면서 숫자 10까지 세어보라고 제안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흥분은 가라앉기 때문에, 숫자를 오래 셀수록 몸은 더 오래 휴식할 수 있다. 분노를 느낀 뒤에는 명상이나 요가, 목욕 등으로 휴식을 취한다.

♦︎남에게 화풀이 하지 않는다.

우리는 화를 쏟아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왜 화가 났는지 알린다. 그러나 화풀이를 통해 분노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에 각성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 부시맨 교수는 “불을 끄는 대신 불을 지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해결에 나선다.

목표를 방해하거나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 등 문제에 직면하면 분노가 치민다. 이때 투쟁-도피 반응과 함께 솟구치는 에너지를 분노의 원인을 제공한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다.

가수 조안 제트는 공연 도중 무례한 관객을 만날 때마다 내면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는 분노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쁜 평판’이란 곡을 만들었다. 분노의 방향을 긍정적인 결과를 향해 돌리지 않으면, 내면에서 화가 타올라 스스로 감정의 불길에 의해 소비될 수 있다.

♦︎신체적 해소방법을 피한다.

마틴 교수에 의하면 복싱이나 물건을 부수는 것 등 신체적인 방법으로 분노를 발산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이러한 대응은 비슷한 행동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훗날 화가 날 때 또다시 신체적으로 발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실제로 한 교도소에서 부시맨 교수에게 의견을 구했다. 수감자들이 화가 나면 펀치백을 치도록 내버려두는 관행이 있는데 과연 이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를 질문한 것. 부시맨 교수는 이를 ‘끔찍한 아이디어’라면서 당장 없앨 것을 권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펀치백을 치는 것이 무고한 구경꾼을 포함한 실제 사람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달리기와 같은 운동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심박수가 높아지면서 흥분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 이는 분노를 다스릴 때와 정반대 반응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부시맨 교수에 의하면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화를 밀어내기 위해 긍정적인 감정쪽으로 에너지를 흘려보내는 것이 좋다.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이나 반려동물을 포옹해줄 수 있다. 유머를 활용하거나, 재미있는 책이나 영상을 읽고 보는 방법도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은 공감을 끌어내는데 좋은 방법이다.

♦︎화를 억누르지 않는다.

때로 화를 참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인 듯 보이지만 이는 감정을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하버드대 의대 데이비스 로스마린 교수(심리학)는 “장기적으로 분노를 단순히 무시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분노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잊으려고 애쓰는 것도 생산적이지 않다. 애초에 분노를 불러온 요인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을 화나게 만든 사람들과 관계를 끊는다. 단기적으로 분노와 관련된 부정적 감정을 억누를 수 있어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현실에서는 우리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우리는 이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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