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내성 있으면 우울증 위험 2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에 걸려 인슐린 내성이 생긴 사람은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확률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신건학의학회지》에 발표된 이 논문에 따르면 건강하던 사람이 당뇨병 전단계에 들어서 9년간 인슐린 처방을 받고나면 심각한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2.6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의 건강의학뉴스 웹진 헬스 데이가 같은 날 보도했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미국 스탠포드대의 캐슬린 왓슨 박사후 연구원은 인슐린 내성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종전 연구가 있었지만 인슐린 내성이 커진 사람들이 나중에 심각한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인체는 혈당을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췌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의존한다. 하지만 포도당이 지방세포, 근육세포, 간세포로 적절히 흡수되지 못해 혈액 내 포도당이 농축되는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인슐린에 대한 내성이 생기게 된다. 제2형 당뇨병 전단계의 특징이며 비만과 대사증후군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인슐린 내성이 너무 심해져서 약물의 도움 없이는 혈당수치를 낮출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당뇨환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인슐린 내성과 혈당수치가 증가하는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미국 성인은 3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네덜란드의 장기 우울증 환자 601명에 대한 정기적 검사를 통해 관련 연구를 벌였다. 18세~61세 사이로 평균 연령 41세인 이들의 인슐린 내성을 가늠하기 위해 연구진은 3가지를 정기적으로 측정했다. 공복혈당수치와 허리둘레, ‘좋은 콜레스테롤(HDL)’ 대비 트리글리세이드(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중성지방)의 비율이다.

연구 대상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슐린 내성이 점차 강해짐에 따라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더욱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HDL 대비 트리글리세이드 비율의 모든 단위 증가는 우울증과 89%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뱃살이 2인치 증가할 때마다 우울증 비율이 11%씩 높아졌다. 공복혈당수치가 데시리터(dl)) 당 18mg 증가할 때마다 우울증 비율이 37% 높아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태튼아일랜드대학병원의 정신의학과 행동과학 학과장인 티모시 설리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의미 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슐린 내성을 갖는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우울증 환자가 있느냐 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울증 환자가 어떻게 증가하는가를 보여주는 연구가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슐린 내성과 우울증은 어떻게 상관관계를 갖게 된 것일까. 인슐린 내성은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 중에 분비되는 생화학 물질은 뇌의 화학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왓슨 연구원과 설리번 교수는 설명했다. 또 왓슨 연구원은 인슐린 자체가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호르몬에 대한 내성은 사람들의 기분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슐린에 반응하는 뇌의 일부 수용체가 “스트레스와 싸우거나 도망가는 호르몬”인 코티솔과 상호작용한다는 것.

또 다른 가능성은 인슐린 내성과 우울증이 과체중, 운동부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관련 있다고 설리번 교수는 분석했다. 왓슨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신진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을 제기한다.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은 혈당을 낮추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당뇨병과 우울증 모두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두 사람은 말했다. 올바른 식습관, 운동 그리고 알코올과 설탕의 섭취를 줄이면 건강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왓슨 연구원은 인슐린 내성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다 보면 그 치료법 연구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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