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들으면 특정 기억 떠올라”…어떤 원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첫 데이트의 추억을 떠올린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노래와 특정한 사건처럼 서로 관련이 없는 항목 사이의 관계를 기억하는 능력을 연상 기억이라고 한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 신경과학자들이 뇌의 기억 중심에서 새로운 연상 기억을 얻는 데 관련있는 특정한 뉴런을 발견했다. 아울러 이러한 연상 기억 뉴런들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도 밝혀냈다.

심리학자들은 19세기부터 연상 기억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연상 기억의 형성에 관련된 구조를 뇌의 ‘기억 중심’, 즉 중앙 측두엽에서 찾아냈으나 지금까지도 관련된 특정 세포가 무엇인지, 그러한 세포들이 어떻게 제어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수석 연구원인 UCI 의대 해부학과 신경생물학과 이가라시 케이 교수는 “연상기억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기억이지만, 연상기억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팬세포라고 불리는, 내측 측두엽의 측두엽 피질에 있는 특정 세포가 새로운 연상 기억의 획득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세포들이 쾌락이나 보상의 경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화학물질인 도파민에 의해 조절된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특정한 냄새를 보상과 연관시키는 방법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쥐의 팬세포로부터 활동을 기록하고 조절하기 위해 전기생리학적인 기록과 광유전학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팬 세포가 관련 없는 두 개의 새로운 항목(냄새와 보상)의 연관성을 계산하고 제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결론적으로 팬 세포는 새로운 연상 기억을 성공적으로 획득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들 세포가 없으면 사전 학습된 연관성을 검색할 수 있지만 새로운 연관성을 찾아낼 수 없다. 또한 새로운 연관성을 추가적으로 획득하는데 도파민을 필요로 한다. 케이 교수는 “우리는 도파민이 기억 회로에 관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증거들이 쌓여가면서 도파민이 이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어떻게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지를 이해하는 퍼즐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연상 기억 능력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은 알츠하이머 병에서 연상 기억 능력의 상실을 늦추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셈이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다. 원제는 ‘Dopamine facilitates associative memory encoding in the entorhinal cortex’.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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