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칼로리 더 소모하는 방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렵채집시대 인간은 운동할 필요가 없었다. 생존을 위해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목숨 걸고 사냥을 하고, 물 한모금 마시려면 개울까지 수십 킬로미터를 걷고, 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거운 장작을 운반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은 고된 신체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지금 우리는 자동차와 에스컬레이터까지 안락한 삶의 대가를 온갖 질병으로 지불하고 있다. 편해진 세상 때문에 잃어버린 것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미국 남성잡지 ‘멘즈헬스’는 계단 오르기와 먼 곳에 주차하기 등 조금은 불편한 일상을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건강과 피트니스 관련 저술가 마이클 이스터의 신간 《안락함의 위기: 야생성, 행복, 건강한 자신을 되찾기 위해 불편함을 포용하라》에서 추천하는 생활방식이다.

오늘날에 비교하면 수렵채집인의 신체 활동은 어느 정도였을까. 2016년 한 연구는 과거의 인류는 지금보다 약 14배 정도 많은 신체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당시 인간은 현대의 프로 운동선수와 흡사한 일상을 살았던 셈이다. 깨어있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땅을 파고, 무언가를 운반하고, 걷고 때로는 뛰면서 15~30km를 돌아다녔다.

현대인에게 삶과 운동은 별개가 됐다. 대부분 운동을 헬스장에서 하는 훈련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계단 이용하기, 마트에 갔을 때 차를 먼 곳에 세우고 식료품 운반하기 등 겉보기에 사소한 일상이 운동보다 건강과 피트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은 부수적인 활동은 우리가 매일 태우는 칼로리의 최대 800칼로리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10km를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메이요 클리닉에 의하면, 서있거나 또는 앉은 상태에서 계속 움직이기만 해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에 비해 하루 350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매주 최소한 150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의 활동을 권한다. 여기에는 마당 가꾸기 혹은 빠른 산책 등도 포함된다. 캐나다 연구팀은 16건의 대규모 운동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권장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만성 질환과 조기 사망의 위험을 20~30%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인 4명 중 1명은 어떤 종류의 신체 활동도 하지 않는다. 즉 침대에서 사무실로, 귀가 후 소파에서 침대로 이동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사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진화는 비활동적인 것을 선호하고 육체적 활동을 불편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음식이 부족할 때 귀중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하루 중 더 많이 움직일수록 우리는 죽음에서 조금 더 멀어질 수 있다.

불편함을 선택하는 구체적 방법으로는 출퇴근시 자동차를 사무실에서 좀 먼 곳에 주차하거나, 재택근무 시 집안을 청소하면서 전화로 회의하기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사소할 지 몰라도 이런 것들이 모두 합쳐지면 지방을 줄이고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불편한 생활은 화이트칼라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온종일 육체 노동을 수행한 후 파김치가 된 사람도 같은 혜택을 볼 수 있다. 많은 육체 노동이 갖고 있는 반복적인 특성은 동작과 힘의 비대칭을 만들고, 이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작업 때문에 피로할 때 새로운 활동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에스컬레이터가 근처에 있을 때 계단을 이용한 사람들의 비율은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과거 인류의 일상을 흉내내기란 불가능해도,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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