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 물처럼 마셔도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맹물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탄산수 시장 규모는 2010년 30억 원 수준에서 2020년 1000억 원 대를 넘어가며 10년 만에 30배 이상 커졌다. 탄산수의 경우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매출이 1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물은 마셔야겠는데 밍밍해서 싫은 이들에게 톡 쏘는 맛에 무가당인 탄산수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수분 섭취라는 측면에서 탄산수는 맹물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치아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워싱턴대 메디컬 센터의 영양학자 앤 린지는 “탄산수는 맹물보다 산성이 강하다”고 말한다. 탄산수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는 침과 섞이는 순간 탄산으로 변해서 입안의 수소이온농도(pH) 수치를 낮춘다. pH 수치가 낮으면, 즉 입안이 산성이면 치아가 부식되기 쉽다. 충치가 생기기도 쉽다. 탄산수에 구연산이 첨가된 경우에는 산성 수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버드대 치대의 브리트니 세이무어 교수는 “가당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만큼은 아니어도 탄산수가 치아에 해로운 건 사실”이라면서 “아예 물처럼 탄산수를 마시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탄산수는 음료수라 생각하고 양을 절제할 것. 그러나 하루 두세 병씩 마시는 습관을 영 버리기 힘들다면, 식사에 곁들이는 게 좋다. 뭔가를 먹으면 입안에 추가적으로 침이 생기기 때문에 치아 표면의 산을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탄산수가 치아에 닿지 않고 바로 목으로 넘어가도록 빨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탄산수를 마실 땐 되도록 속도를 낼 것. 만약 한 시간에 걸쳐 탄산수를 홀짝댄다면 치아는 그 시간 내내 산에 노출되는 셈이다. 다 마셨다면 불소치약으로 이를 닦는 게 좋다. 단 최소 30분이 지나야 한다. 탄산수의 산성은 치아의 법랑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따라서 치아의 마모를 피하려면 법랑질이 평소의 강도를 회복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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