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들릴 때, 보청기 대신 소리증폭기 써도 될까?

[사진=AndreyPopov/게티이미지뱅크]
소리를 듣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난청’이라 한다. 듣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를 보조해주는 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의학적 난청이나 청각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소리를 듣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는 ‘보청기’가 있다. 소리를 보정해 청취능력을 향상시키는 의료기기다.

그런데 보청기 대신 ‘소리증폭기’를 선택하는 난청 환자들이 있다. 전문가 진단 없이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소리증폭기가 보청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소리증폭기, 의료기기 아냐…환자 아닌 일반인이 사용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리증폭기는 의료기기가 아닌 전자제품으로, 청력에 이상이 없는 일반인들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환자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

난청 환자는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바탕으로 한 보청기 사용이 권장된다. 보청기는 소리증폭기와 달리 난청 환자의 청각재활에 초점을 둔 의료기기다. 정밀한 청각검사를 바탕으로 주파수별 청력에 맞는 설정을 하기 때문에 전문가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소리증폭기가 보청기의 대체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점에 근거를 더하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한국보건의료원(이하 보의연), 대한이과학회, 대한청각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소리증폭기에 관한 전문가 합의문’에 그 의학적 근거들이 담겨 있다.

우선 ≪미국청각학저널(American Journal of Audiology)≫에 실린 논문에서 보청기와 소리증폭기는 둘 다 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청기의 음성 인식 성능이 보다 우수했고, 듣기 위해 애쓰는 난청 환자의 수고를 더는데도 더 큰 효과가 있었다.

두 도구는 난청 환자의 말소리(어음) 이해 능력 향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말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청력과 말소리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소음하 어음 검사’에서 보청기는 어음 이해력을 11.9% 향상시켰다. 반면, 소리증폭기는 5% 이내의 향상에 그쳤고 기기별 검사 결과의 편차가 컸다.

난청의 경중에 따른 두 기기의 임상적 유효성을 살핀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청각학&이과학저널(Journal of Audiology & Otology)≫에 실린 연구에서 경도와 증등도 청력손실에서는 두 도구 모두 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등고도의 청력손실에서는 보청기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리증폭기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보의연 등 전문가 집단은 기존 연구들을 근거로 소리증폭기는 보청기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일반인도 소리증폭기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력이 너무 높은 소리증폭기는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증폭기 사용 시 △최소 어음영역 주파수 대역(500–4000Hz)을 포함시키고 △최대 출력은 110dB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청력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만약 난청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소리증폭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전문가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소리증폭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비인후과적 이상이 발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보의연은 소리증폭기의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용성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소리증폭기는 웨어러블 장비 등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고 확장성이 높아 지속적인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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