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미루면 치매 늦추는 데 도움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퇴시기를 미루는 것이 치매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건강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는 국제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인구 건강(SSM-Population Health)》 9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된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조 엠헤어리 헤일 연구원과 2명의 동료들의 논문을 토대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일 연구진은 미국인 2만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은퇴시점을 67세까지 미뤘을 때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관계를 계산했다. 인지는 다른 중요한 뇌 기능 중에서 사고, 이성, 계획, 기억과 관련된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1996년부터 2016년까지 55세~75세 연령의 미국인에 대해 조사한 ‘건강과 은퇴 연구’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그중 45%는 은퇴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파트타임으로 여전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들의 인지능력과 관련된 표준질문에 대항 응답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모든 연구 참가자가 최소한 67세까지 강제적으로 은퇴가 연기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추정하는 통계적 방법을 활용했다. 또 은퇴연령 뿐 아니라 교육 수준, 어린 시절의 가족수입과 현재의 재산, 당뇨병과 심장병과 같은 건강 상태, 우울증 증세, 그리고 직종이 전문직인지 아닌지 같은 요인의 가중치도 반영했다.

그 결과 67세 이상까지 은퇴를 미루는 것이 정신적 예민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통계적 결과를 얻었다. 인지능력 점수에서 평균 1점이 떨어졌던 61세~67세 그룹의 인지능력이 3분의 1 수준의 점수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7세에 은퇴하면 그 혜택이 적어도 5년간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직장생활의 연장이 두뇌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보다는 조기 퇴직이 인지능력 저하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 연령자들은 뇌건강을 위해 계속 출근해야 할까? 알츠하이머협회의 클레어 섹스턴 과학프로그램 국장은 연구진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년퇴직이란 한 가지 요소만으로 치매효과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은퇴결정에는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데 일을 즐기고 거기서 자극을 느끼는 사람에겐 은퇴가 독이 될 수 있는 반면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인 사람에겐 약이 된다”고 설명했다.

치매를 결정하는 요소에는 유전자 고혈압, 당뇨, 심장병, 비만과 운동 부족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물론 직업을 통해 정신적 자극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받는다면 퇴직연령을 넘겨서 계속 일을 하는 것이 인지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섹스턴 국장 역시 동의했다.

하지만 은퇴를 스프링보드로 활용해 수업을 듣거나, 장기적 목표를 갖고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동호회활동 및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도 인지능력을 유지하거나 향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헤일 연구원 역시 은퇴자가 인지능력이 필요한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란 데 동의했다. 그는 다음 단계 연구로 조부모가 손자교육을 전담하거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처럼 인지능력이 필요한 대체활동이 인지능력 저하에 얼마나 효력 있는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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