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파 바이러스, 왜 코로나19보다 위험할까?

니파 바이러스의 발원으로 추정되는 과일 박쥐. [사진=Vichai Phububphapan/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위험한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향하는 시점, 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지난주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12세 소년이 고열과 뇌염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 전 시행한 혈액검사를 통해 병원은 이 소년이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확인했다.

인도 방역당국은 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소년과 접촉했을 것으로 보이는 188명에 대해 추적, 격리, 입원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소년의 죽음으로, 전 세계 바이러스 및 감염병 전문가들도 이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다. 매일 코로나19 감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고 사망하고 있는데, 굳이 이 바이러스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동물·사람 통해 전파…치명률 높은데 예방·치료법 없어

니파 바이러스는 사실상 이번에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는 아니다. 지난 1999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돼지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의 발병 사례는 전부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고, 오염된 음식이나 사람 간 직접 전파도 가능하다.

코로나19와 연관성은 없지만, 니파 바이러스의 발원을 박쥐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바이러스의 숙주는 과일 박쥐로, 박쥐가 먹은 과일을 매개로 돼지 등에 감염이 일어났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염된 과일과 접촉하면 사람도 감염될 수 있고 말, 염소, 양 등의 가축과 개,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 역시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생각보다 많은 동물과 사람들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코로나19에 관심이 쏠리며 니파 바이러스의 위력은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니파 바이러스는 감염 시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무증상부터 급성 호흡기 증상까지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에는 뇌가 팽창하는 뇌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목숨을 위협한다.

감염 이후 발열, 두통, 근육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과 헷갈릴 수도 있다. 감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 등 뇌염 징후가 나타난다.

보통 니파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4~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현재로써 이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다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코로나19 차단만으론 부족

니파 바이러스는 치명률도 매우 높다. 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명률을 2% 전후로 볼 때, 니파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50~75%에 이른다.

치명률도 높고 적절한 치료 방법도 없지만, 국내에 유입된 적은 없는 이 바이러스를 우리가 굳이 걱정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당장은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비는 필요하다.

현재 미국과 유럽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니파 바이러스의 숙주인 과일 박쥐가 아시아에 한정돼 서식하기 때문이란 점을 꼽고 있다.

즉, 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유입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니파 바이러스 유입 확률이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때인 만큼, 머지않아 해외로의 입출국이 보다 자유로워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관련 검역과 격리 등은 철저히 신경 쓰겠지만, 이러한 감시망을 통해 걸러내지 못하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가 지구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팬데믹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없다. 나라 간, 대륙 간 이동 제한이 풀리면 병원균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언제든 또 다른 팬데믹이 시작될 수 있다. 니파 바이러스의 등장은 이제 치명률도 많이 낮아졌고 백신도 있는 코로나19에 한정된 대응이 아니라 또 다른 위협적인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감염병 대응 체계를 꾸려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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