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후 팔 부위가 유독 아픈 이유는?

[사진=NJH_PHOTO/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은 뒤 나타나는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의 통증이다. 접종 부위가 콕콕 쑤시거나 마치 근력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처럼 근육통이 나타난다. 이처럼 예방 접종 후 팔이 특히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뾰족한 주사바늘을 찔렀기 때문에 오는 통증이 아니다. 주사바늘을 통해 주입한 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일어나는 현상이다. 예방 접종을 통해 들어온 물질을 우리 몸이 침입자로 인지하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물리적 징후다.

백신을 접종하면 ‘항원’이 체내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 몸은 이 물질을 바이러스와 같은 침입자로 인지해 이를 감시하고 공격할 목적으로 수지상세포, T세포, B세포 등의 면역세포가 주사 부위로 모여들게 된다. 그리고 항원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주사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즉, 백신 물질은 바이러스라는 침입자와 닮은꼴이라고 보면 된다. 진짜 전쟁에 대비해 닮은꼴과 전쟁을 벌이는 예비 훈련을 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 침입자가 들어왔을 때 싸우기 위한 적절한 무기들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슷한 이유로 열이 나거나 피곤해지는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은 우리 몸이 외부 침입자에 대응해 수행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초점을 두고 개발됐다. 동그란 공처럼 생긴 바이러스의 표면을 덮고 있는 돌기가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체세포의 수용체에 달라붙어 사람의 몸속으로 침투하고, 많은 바이러스 복사본을 만들어 감염 증상을 유발한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코로나19 백신은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mRNA를 통해 이러한 지시를 전달하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DNA 분자를 통해 지시를 전달한다.

즉, 백신을 몸에 주입하면 mRNA나 DNA가 들어오게 되고, 체내에 있는 수지상세포가 보초병처럼 신체의 모든 부분들을 감시하다가 이런 침입 흔적을 발견한다. 그리고 수지상세포와 조직세포 등이 mRNA나 DNA를 삼킨 뒤 지시에 따라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다.

B세포와 T세포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침입자가 형성됐다는 경고 신호를 듣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모여든다. B세포는 항체라는 덫을 만들어 스파이크 단백질을 파괴하고, 이후 우리 몸은 한동안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도움 T세포는 B세포가 항체를 만드는 것을 돕는다. 이처럼 백신을 접종하면 활발한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근육통과 같은 여러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팔 통증이 없다면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걸까?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위험군은 상대적으로 통증이 잘 안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크지 않았다고 해서 면역반응이 안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잘 일어나고도 크게 아프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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