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배우기 힘든 진짜 이유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인이 되면 모국어가 아닌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왜 어려울까? 이 오래된 물음에 대한 답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뇌가 모국어 지식을 습득한 채로 어떻게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美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UCSF) 웨일신경과학연구소(Weill Institute for Neurosciences) 신경외과 매트 레너드 교수팀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언어의 소리를 배우는 것임에 착안해 외국어 소리에 익숙해질 때 언어와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한 결과를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리 뇌가 이미 학습한 지식으로 형성된 뇌 신경망을 유지하는 안정성과 새로운 지식을 학습할 때 신경세포 간 연결이 강화되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지에 살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모국어가 영어인 19세~59세 뇌전증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뇌에 이식된 전극의 신경 신호를 측정해 중국어(Mandarin) 소리를 익히고 식별하는 과정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실험했다. 중국어는 자음과 모음뿐 아니라 목소리 높낮이의 미묘한 변화에도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는 성조언어이다.

참가자들은 5분~10분씩 여러 번에 걸쳐 중국어 원어민이 녹음한 언어를 듣고 목소리 톤을 평가하는 과정을 200회 가량 반복해 소리를 분류하는 학습을 진행했다.

학습하는 동안 신경 신호를 분석해 본 결과, 외국어 소리에 익숙해짐에 따라 언어피질(speech cortex) 곳곳에 흩어져있는 신경세포 다발(clusters of neurons)에서 미세조정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언어에 익숙해지면 언어피질 전체에 걸쳐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 연구 데이터와 달리, 일부 영역에서는 활동이 증가하고 다른 영역에서는 활동이 감소하며 세심하게 균형을 유지한 것이다.

각 세포 그룹은 목소리 톤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는데, 어떤 톤에 의해 어떤 뇌 영역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지는 개인마다 달랐다. 이처럼 각 개인의 고유한 뇌가 신경가소성과 안정성 사이에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개인 간 학습 차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레너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처음 외국어 소리를 들을 때와 그 소리를 식별할 수 있게 되는 사이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대한 첫 번째 통찰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 중간 단계는 언어를 학습하는 데 아주 중요한 단계이지만 그 과정이 역동적이고 개인마다 독특하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에서 학습 초기 소리를 구별하는 것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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