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노화 관련 오해와 진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은 누구나 노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늙는다는 것에 대한 관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늙음이란 절망의 이유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이며, 천천히 쇠락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성숙하는 것이며, 견디어 낼 운명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일 기회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이 말처럼 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활동적인 삶을 살며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확률이 커진다. 반면에 늙음을 ‘벌’로 여기는 사람들은 인생의 말년을 힘겹게 보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좋은 일’도 많다. 매일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편두통이 나이가 들면 대부분 사라진다는 것이다. ‘웹 엠디’에 의하면 70대가 되서도 계속 편두통을 겪는 경우는 여성의 10%, 남성의 5%에 불과하다.

나이를 먹으면 성질도 느긋해진다. 이런 변화는 60대로 접어들며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세월과 함께 감정을 조절하는데 능숙해지고 삶의 중요한 측면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 아닐까 추정한다.

늙는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려면 노화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하는 게 우선이다. 이와 관련해 노화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이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첫째, “우울증은 노인에게서 일반적인 것이다”라는 오해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떤 사람들은 고립되고 외롭다고 느낄지 모른다. 이런 감정은 우울, 불안, 슬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친구나 가족과의 오랜 관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평생의 추억 등 많은 정서적 이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은 노화의 정상적인 부분이 아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이 젊은이에 비해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나이가 들수록, 잠을 덜 자도 된다”는 통념이다. 나이가 들면서 잠자리에 누워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나이가 들수록 잠자는 시간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젊은이를 포함한 일반 성인과 동일한 양의 수면이 필요하다. 이는 매일 밤 7~9시간 자는 것을 의미한다. 충분한 수면은 건강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 특히 적절한 수면은 낙상의 위험을 줄이고, 전반적인 정신 건강을 향상시키는 등 건강에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셋째, “노인이 되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 틀린 생각이다. 노인들은 여전히 다양한 기술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그들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노화는 종종 사고의 변화와 함께 오는 한편, 많은 인지적 변화는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평생의 경험으로부터 더 많은 지식과 통찰력을 갖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고 배우는 것은 심지어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서양자수나 디지털 사진을 배운 노인들은 기억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이 역시 틀렸다. 치매는 노화의 정상적인 부분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 위험이 커지지만 불가피한 것은 절대 아니다.

치매의 특성을 나타내는 사고와 행동의 현저한 쇠퇴 없이 90대까지 사는 사람이 많다. 가끔 약속을 잊거나 열쇠를 잃어버리는 것은 가벼운 건망증의 전형적인 징후로 정상적인 노화에서는 매우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과 사고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거나 행동과 성격의 변화를 알아차린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이러한 문제들은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이중 일부는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원인을 찾는 것은 최선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다섯째, “노인들은 되도록 운동보다는 쉬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은 특히 만성적인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운동 등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얻을 것이 훨씬 더 많고, 너무 많이 앉아 있음으로써 잃은 것이 많다.

사실 신체활동은 몇몇 만성적인 질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운동 등의 신체활동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독립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 “가족 중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면 나도 걸린다”는 생각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다. 이 때문에 가족 중에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면 치매에 걸릴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치매 가족력이 있다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 이는 유전자 때문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부모가 있다고 해서 자녀 중에 누군가 반드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는 뜻은 아니다.

우선 가족 건강 이력에 대해 알아보고, 의사와의 상담 때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 운동 여부, 식습관, 오염물질 노출, 흡연과 같은 환경적, 생활습관 적 요인도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려받은 유전자를 조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고혈압을 조절하며, 담배를 끊는 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치매를 막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곱째, “나이가 들었으니 운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 인구 노령화가 심해지면서 노인 운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연방도로국(FHWA)에 따르면,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4000여만 명이 넘는다.

자연적인 변화는 나이와 함께 발생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시력이나 청력이 저하되고, 힘이나 기동성이 저하돼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운전을 제한하거나 중단해야 하는지 여부는 나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건강과 운전에 대해 염려가 든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여덟째, “담배는 끊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착각이다. 금연에 있어 나이가 몇 살인지, 얼마나 오래 담배를 피워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든지 담배를 끊으면 건강이 좋아진다.

담배를 끊은 흡연자들은 감기나 독감과 같은 질병에 걸리는 일이 적어지고, 기관지염과 폐렴의 비율이 낮아지며,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된다. 담배를 끊으면 몇 시간 안에 혈액 속의 일산화탄소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몇 주 안에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폐 기능도 향상된다.

담배를 피우면 심장박동 수(심박수)와 혈압이 즉각적이고 장기적으로 상승하지만, 담배를 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박수와 혈압이 떨어진다. 금연을 하면 암, 심장마비, 뇌졸중, 폐질환 위험도 낮아진다. 또 가정 내 다른 가족이나 간병인에 대한 간접흡연 노출도 줄어든다.

아홉째, “혈압이 낮아졌거나 정상으로 돌아오면 약을 끊어도 된다”는 생각이다. 고혈압은 특히 8, 90대 노인들에게 매우 흔한 문제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혈압이 내려가면 그 약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기간 치료와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상승해 뇌졸중이나 신장(콩팥)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안전하게 약을 바꾸거나 끊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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