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사진=Aleksei Morozov/게티이미지뱅크]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교양인들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돈이 행복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돈과 행복은 일정 수준까지만 비례한다고 말하는 주장도 있다. 기본생활이 보장될 때까진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지만, 기본생활이 보장된 이후부터는 돈과 행복이 비례곡선을 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돈과 행복의 연관관계를 설명하는 또 다른 논리가 있다.

돈과 행복, 비례할 수도…

기본생활이 보장된 이후에도 돈과 행복이 비례한다는 것.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3만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행복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라는 연소득 7만 5000 달러(8745만 원)가 행복 기준선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에 행복감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소득 상승과 함께 행복감도 상승하는 곡선을 그렸다고 밝혔다. 심지어 부유한 나라에서도 고소득이 일상적 행복을 상승시키는 잠재적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단, 이번 연구는 1만 5000달러(1749만 원)에서 48만 달러(5억 5968만 원)의 연소득을 가진 사람들로 한정돼 조사됐기 때문에, 그 이상의 수입과 행복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득이 2배 늘어날 때마다 행복감도 그에 상응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4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늘어나는 것이 1억에서 1억 4000만 원으로 늘어나는 것보다 행복감이 크게 상승한다는 의미다.

‘소유’보단 ‘경험’에서 행복감 커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구 결과는 고소득이 아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좌절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일까?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 요인은 없을까?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또 하나의 연구를 참조해볼 수 있겠다. 미국 텍사스대가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무언가를 ‘소유’할 때보다 ‘경험’할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2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보석이나 옷 등의 물건을 살 때보다 같은 비용으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스포츠 경기장 등에 갔을 때 더 행복한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돈을 덜 들이고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열쇠가 된다. 물론 돈이 많으면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의 한정된 경제 조건 속에서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있다는 의미다. 즉, 보상 심리로 무언가 비싼 물건을 사고 싶은 욕구가 들 때 이를 사는 것보다는 새로운 스포츠를 배워보거나, 악기를 다뤄본다거나,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등의 방법이 더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행복감은 ‘상대적’ 개념

돈과 행복감의 연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또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돈과 행복감 사이에 ‘불평등’이라는 개념이 개입한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행복은 우리가 얼마나 버느냐는 절대적인 수치보다 주변 사람들보다 많이 버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 의하면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행복감이 떨어졌다. 소득 불평등이 너무 크면 ‘신분 변동성’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며 부자들에 대한 불만이 커진다는 해석이다.

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다소 낭만적이고 관념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한정된 재정 상태 내에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싶다면 남과 자신을 자주 비교하지 않는 삶,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게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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