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찌는 칼로리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칼로리(cal)는 물 1g의 온도를 섭씨 1도 올릴 때 드는 에너지양이다. 워낙 미미한 에너지라서 음식의 열량을 따질 땐 1킬로칼로리(kcal, 물 1kg의 온도를 1도 올리는 열량) 단위를 많이 쓰고 편의상 그걸 대문자 ‘C’를 써 1칼로리(Cal)라 부른다.

같은 열량이라면 온도를 높이든, 먹어서 살로 가든 효과는 같다. 따라서 ‘살 안 찌는 칼로리가 따로 있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모순이다. 그러나 같은 열량을 어떤 음식으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체중 관리에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칼로리보다 음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영양학자의 의견을 소개했다. 어떤 음식은 열량이 높아도 체중 관리에 더 유리하다는 것.

예를 들면 아보카도는 엄청난 고열량 식품이다. 100g당 187칼로리(kcal)에 달한다. 같은 무게의 쇠고기 토시살보다 더 높다. 그러나 같은 열량이라도 비스킷이나 빵보다 아보카도로 섭취하면 체중 조절에 훨씬 유리하다.

아보카도는 지방이 많아 소화가 느린 덕분에 허기를 덜 느낀다. 주전부리를 덜 하게 되고 탄수화물보다 혈당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닭가슴살 등 단백질도 빵보다 유리하다.

견과류도 고지방 식품이어서 열량이 높다. 그러나 지방의 일부는 식물성 세포벽에 갇혀 소화 과정에서 흡수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견과류 제품은 포장에 표시된 열량보다 32%가량 적게 흡수된다. 게다가 견과류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칼로리 계산에 몰두하면 식이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열량이 높은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은 물론, 반발 심리에 따른 폭식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식을 ‘좋은 것’, ‘나쁜 것’으로 나누는 건 건전하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습관이다. 모든 음식은 고유의 장점이 있다.

최신 연구를 종합하면 탄수화물 섭취 열량을 줄이는 대신, 단백질과 지방의 비중을 높이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열량 계산보다 골고루 먹기에 신경쓰란 얘기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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