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위한 똑똑한 항암치료 준비법은?

[조주희의 암&앎]

“항암치료를 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하던데, 치료하기 전에 다 밀어야 하나요? 그런 모습으로 직장은 계속 다닐 수 있을까요?”

“치료받는 날 보호자가 꼭 있어야 하나요? 그러려면 남편이 휴가를 내야 하는데, 혼자 항암주사 맞고 네다섯 시간 기차 타고 집까지 갈 수 있을까요?”

“입 안에 상처가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해도 되나요? 치료받으면 입 안이 헐고 염증도 생긴다고 하던데 상처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되네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환자의 항암치료가 결정되면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치료에 앞서 치료의 주기, 부작용과 대처방법 등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하지만 바쁜 병원의 외래 환경에서는 치료와 관련된 일정이나 부작용에 대한 정보 외에, 환자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일일이 답변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환자들은 항암치료 전에 무엇을 준비하는 게 좋을 지 스스로 환우회 카페를 비롯, 인터넷을 검색해서 암 치료 경험자의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한 사람의 사례로 치료와 무관하거나 의학적인 근거가 없어 오히려 항암 치료 전 환자의 불안을 높이고 치료에 방해를 받게 하기도 한다.

반면, 필자가 일하는 암교육센터에서는 항암치료 전 치료 정보 뿐만 아니라 병원 생활이나 치료 전 일상생활 준비, 치료 중 삶의 질 관리를 위한 지원 등을 보다 자세한 교육이나 상담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실제로 여러 환자 분이 다음 주부터 항암을 시작하는데 치료 전에 내가 뭘 준비하면 좋을 지, 치료받으러 갈 때 어떤 걸 준비해 가면 도움이 되는지 그저 막막했는데 보다 세세한 부분이나 실제적인 팁을 알려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 하는 항암치료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정보가 없어 막막하고 두려울 수 있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기 전 정보를 구하고 채비를 하듯, 내 몸에 일어나는 낯선 치료에 대한 정확하고 바른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치료와 병행해서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면 미리 업무조정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집안일도 미리 계획을 세워 분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부작용을 잘 극복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치과 검진으로 필요한 치료를 받아 구내염을 줄일 수도 있고, 응급대처방법이나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항암치료 전에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준비해 놓으면 치료를 받는 동안에 스트레스도 덜 받고, 불필요한 일은 피해 체력을 비축해둘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두려워만 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마음의 정리도 할 수 있다. 막연했던 암 치료에 자신감이 생기고, 치료 중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우리 몸이 더 나아지기 위한 치유의 과정이다. 누구나 무척 긴장되고 떨리겠지만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어떤 경우에는 환자가 생각했던 것에 비해 부작용이 덜할 수 있다. 그러니 가능한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치료를 받아보자. 그리고 치료를 잘 끝내고 나오면, 스스로를 다독이며 “잘 했어, 수고했어” 라고 칭찬해 보자. 나를 응원하다 보면 자존감도 올라가고 아직 남은 항암치료도 잘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만약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면 격려의 말이 적힌 손편지와 항암치료 시 필요한 물품을 선물해보자. 그리고 낯선 두려움의 길에 삶의 쉼표를 더하여, 치료 당일 동행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함께’가 환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음은 항암치료 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도움이 될 지 실제적인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일반적인 내용으로 개인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다 상세한 부분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항암치료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일을 병행할 수 있는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면 직장 상사와 출퇴근 시간, 재택 근무나 유연근무제 등 근무 시간과 함께 업무의 양도 조정이 가능한지에 대해 상의하고, 가능하다면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치료하는 동안 집안일이나 육아를 도와줄 사람 정하기=치료 중에는 예전처럼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돌보기 힘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 집안일이나 육아를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를 챙겨줄 사람이 없다면 신선한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체력이 좋은 날 미리 음식을 만들어 소분해 얼려 둔 다음 하나씩 꺼내서 해동하여 먹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치료 당일 도움을 줄 사람 정하기=항암치료를 받은 당일에는 버스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운전은 가까운 거리 정도는 가능하지만 3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항암치료 당일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보호자를 동행하도록 한다.

치과 치료=항암치료 전에 미리 치과를 방문하여 치아나 잇몸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항암치료로 구강점막세포가 약해져 입안의 염증이 잘 생기는데 치아 상태가 좋으면 증상이 덜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항암치료 전 치과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 충치가 있거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던 분 / 잇몸 질환이 있는 분 /담배를 많이 피우는 분

예방접종=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항암제 약제와 백신의 종류에 따라 예방접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미리 맞도록 한다. 하지만 항암치료가 이미 시작되었다면 예방접종이 가능한지와 일정에 대해 담당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가발과 눈썹=받아야 할 항암제가 완전 또는 부분 탈모를 유발하는 약이라면 항암치료 전에 미리 가발을 준비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맞춤형 가발은 주문하면 1~2주의 제작기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눈썹도 빠지기 때문에 치료 전에 반영구 눈썹 문신을 하거나 타투펜, 스탬프를 준비하여 미리 예쁘고 멋진 눈썹을 그려보는 것도 한 가지 팁이 될 수 있다.

항암치료 전 미리 구비하면 좋은 물= 체온계, 손소독제, 뚜껑이 있는 물통 / 부드러운 칫솔과 자극이 덜한 치약, 가글 / 순한 샴푸(색, 향, 설페이트, 파라벤 성분이 없는 제품)와 린스 / 바디로션, 립밤, 핸드크림 / 자극이 적은 빗, 모자나 두건 / 수면양말, 수면 안대, 담요

 항암치료 당일 준비해야 할 물품= 병원에서는 개인 물품을 제공하지 않으니 편한 옷과 신발, 가벼운 담요, 핫팩, 휴대용 휴지 등을 준비하도록 한다.

– 간단한 간식(에너지바, 영양 음료, 소금간이 약간 추가된 비스킷 등), 사탕, 물 / 항암치료 동안 함께 할 잡지, 책, 음악, 동영상 / 거동이 불편하거나 연세가 많으신 분은 화장실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필요 시 일회용 기저귀를 구입하여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