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전파력 강화시킨 범인 찾았다 (연구)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2020년 말 영국에서 확인된 알파 변이보다 최소 40% 이상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델타 변이는 왜 전염성이 더 높은 걸까.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에 위치한 ‘퓨린절단부위'(furin-cleavage site)’를 구성하는 ‘P681R’이란 아미노산에서 발생한 돌연변이가 그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20일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포함한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는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를 갖고 있다. 1000여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이 스파이크 돌기가 인간 세포와 결합해 ‘막 융합’을 일으킨 뒤 바이러스 입자를 세포 안으로 침투시킨다.

이때 스파이크 돌기는 인체의 단백질에 의해 두 차례 절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스 바이러스 경우 두 차례의 절단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안착한 이후에 이뤄진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스파이크 돌기 중간에 독특한 단백질 부위를 갖고 있다. ‘중국 우한연구소 기원설’이 인위적 조작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퓨린절단부위다.

이 퓨린절단부위로 인해 인체의 단백질은 1차 절단이 이뤄졌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바로 그 틈을 노려 바이러스 입자가 인체에 침투한다. 2차 절단이 이뤄지기 전에 침투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빠르게 인체에 침투하게 되고 그만큼 빠르게 전파된다.

텍사스대 캘버스턴의과대학(UTMB)의 페이용 시 교수팀은 지난 13일 의학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공개된 논문에서 델타 변이는 퓨린절단부위를 구성하는 여러 아미노산 중에서 P681R의 돌연변이로 인해 더 효율적으로 절단됨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지난 5월 델타 변이와 2020년 말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 변이를 비교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웬디 바클레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두 연구팀은 후속 실험을 통해 P681R에서 돌연변이가 스파이크 돌기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절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 교수팀은 동일한 양의 델타 변이와 알파 변이에 감염된 상피세포를 배양해 비교한 결과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월등하게 앞서 전파됨을 발견했다. 또 델타 변이에서 P681R 돌연변이를 제거하자 전파 속도가 알파 변이와 비슷해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P681R 돌연변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세포로 확산되는 속도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도쿄대의 사토 케이 교수팀은 P681R 돌연변이를 지닌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염되지 않은 세포막과 결합하는 속도가 돌연변이가 발생하지 않는 스파이크 단백질보다 거의 3배나 빠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P681R 돌연변이만을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빙 첸 교수팀은 지난 18일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한 논문에서 델타 변이의 사촌쯤 되는 카파 변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최근 인도에서 발견된 카파 변이에서도 델타 변이와 동일한 P681R 돌연변이가 발견됐지만 스파이크 단백질이 잘 절단되지 않으며 세포막 결합 속도도 델타 변이만큼 파괴적 전파력을 보이진 않았다는 것이다. 2021년 우간다에서도 P681R 돌연변이가 발생한 코로나19 변이가 발견됐으나 델타 변이처럼 확산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발견된 P681R 돌연변이 뿐 아니라 다른 단백질에서 발생한 다른 돌연변이가 더해져 복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코넬대의 게리 휘태커 교수는 P681R 돌연변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퓨린절단부위를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퓨린절단부위에서 또 무슨 돌연변이가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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